지난 25일은 6·25 전쟁 6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전국적으로 기념식이 열렸다. 거제시에서도 충혼탑 헌화와 60주년 기념 범 시민대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날 거제시의 모습은 너무나 부끄러웠다. 한 인사는 "충혼탑에 와서 이럴수가 있나며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충혼탑 헌화식이 너무나 썰렁했던 것. 당연히 참석해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예를 갖출 것으로 기대됐던 시민의 대표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어 진행된 기념식장도 마찬가지였다. 도의원, 시의원 지역내 기관 단체장들의 앞 자리가 모두 비어 행사 주최측을 난감하게 만들었고 상이군경, 무공 수훈자, 참전용사, 시민 등 500여명의 참석자들의 분노를 사기까지 했다.

그들은 이날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시민을 대표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목소리 높여던 사람들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 정신을 되새겨보는 그 자리, 참석해서 '우리의 뜻을 대변해 줄 것이다'는 바람을 시민들은 분명 가졌으리라.

이게 대의(代意) 아닌가? 대의를 위해 있는 사람들이 또한 그들이다. 개인적인 일, 당적인 일 보다 대의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15명 시의원 중 2명 만이 헌화를 했고 3명의 도의원은 1명도 보이지 않았다.

한나라당 소속 시·도의원 당선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창녕군 부곡에서 있었던 워크샵에 모두 참석했단다. 진보신당, 민노당, 무소속 당선인들은 또 무엇이 그리 바빠을까 ?

워크샵 문제도 그렇다. 기념식이 있고 충혼탑 참배가 있음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꼭 이 날 당선인 워크샵을 했어야 했을까? 충혼탑 헌화식이 10시였다.

2시 워크샵이라면 부곡이라도 시간적 여유가 충분했다. 헌화식이 열리는 10시에 맞춰 그렇게 일찍 무리지어 떠나버린 그들의 생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그 평가가 어떻게 진행되든 그 해석을 어떻게 하든 동족상잔의 역사적 사실과 그 과정에서 소중한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마음은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또 하나 잊어서는 안될 것이 있다. 2010년 6월 25일 거제시 충혼탑, 거제시 기념식장에 보이지 않았던 '선출직 대표'들이다.

이렇게 묻자. 그날 당신 뭐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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