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성

어둠 덮인 장평호숫가
불빛들 내려 꽂혀 성긴 울타리를 치면
작은 밤배 하나 울타리를 헤젓고
호수에 빠진 밤이 외로운 파동으로 뛸 때
어둠속에서 까만 눈동자 가물거리면
유혹하는 슬픔이 저만치서 다가오고
박동멈춘 심장에선 맥류만 흐른다
나더러 왜 매일 호수를 찾으냐고 물으면
황홀하게 명멸하는 도시의 불빛에 취해서가 아니라
보는 이 없이도 도시가 밤새 떨어뜨린
환락의 불빛들 동트기 전에 걷어가
말끔한 침묵으로 또 내일을 기다리는 박동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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