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특히 시장 선거가 혼탁하다. 정책대결, 인물대결은 이미 사라졌다.

'돈 공천 장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후보들간의 공방으로 번지면서 그 파괴력이 크게 완화됐다. 선거판에 의례히 있을 수 있는 공방 수준으로 말이다.

따라서 무엇이 진실인지 유권자들은 극도로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까지 초래됐다. 검찰의 조사결과를 기다리자며 선거에 냉담해지고 있기도 하다.

'돈 공천 의혹'이 언론에 연일 보도되면서 바닥 여론을 형성해 갔다. 하지만 상황적 판단, 어느 특정 후보의 유, 불리를 떠나 제목소리를 내고 여론에 호소하고 의혹 해소를 검찰에 촉구하는 등의 역할이 기대됐던 시민단체들의 입장이나 목소리는 전혀 없었다.

역대 유래없는 혼탁과 공방이 난무했지만 소위 지식인들이라 하는 사람들 역시 그만 입을 다물었다. 앞으로 지역 현안에 어떤 역할론으로 이들이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어쨌든 돈 공천 의혹은 그 진실 여부를 향후 검찰이 밝혀줄 것으로 믿는다.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인 만큼 원칙적이고도 철저한 수사를 통해 그 결과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물어 주기를 촉구한다. 검찰의 역사적, 시대적 책무라는게 우리의 판단이다.

정책이, 인물이 사라진 거제 시장선거, 무엇으로 변별을 해야 하나?  투표를 하지 말어? 답이 아니지 않은가? 그럴수록 투표장에 나가야 한다. 그럴수록 후보자의 정보탐색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갈 지역의 발전 속도와 내용이 달라지고 우리의 삶의 질과 행복지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의 교육여건과 희망이 달라지고 어르신들의 노후와 소외계층들에 대한 복지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중차대한 선택의 기로에 우리는 서 있다. 투표율이 50%를 밑돌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들도 나오고 있다. 관건은 20-30대 젊은층, 조선 노동자들의 발걸음이다. 특히 족히 6만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조선 관련 노동자들의 대거 투표참여 여부다. 이들은 거제시 유권자 수의 1/3 수준이다. 선거판도 자체를 일시에 바꿔버릴 수 있는 집단군이다. 그러나 역대 선거를 보면 이들의 투표참여는 그다지 높지 않다.

관심이 없고 정보도 없다고 호소한다. 휴일이지만 일을 나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정당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투표하지 않았으면서 이후 무엇을 말하고 비난하고 또 요구할 수 있겠는가?

후보자들은 자신을 과대포장하고 때로는 위선적 공방으로 스스로의 존재를 알리려 하지만  그대들은 투표 참여로 목소리를 내고 존재의 힘을 드러내야 한다.

그렇다면 투표장으로 가라. 가서 그 염원을 드러내라. 한 번에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대들의 참여는 보이지 않는 큰 변화의 시작을 분명 잉태할 것이다.

큰 변화의 흐름은 결코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는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조그만 것에서부터 이미 변화는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자랑스런 산업 역군, 거제지역 조선 노동자들이여, 그대들에게 고한다. 6월 2일 투표장으로  무리지어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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