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사회에서의 화장은 주술적(呪術的) 의식으로 시작되었지만, 차츰 부족의 사회적 지위나 신분을 나타내게 되고, 좀더 발전하면 몸을 해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실용성까지 겸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 화장이 갖는 보편적인 개념은 미적 감각의 충족과 성적 본능의 만족으로 본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곡식의 분말이나 씨앗의 가루로 만든 백분을 얼굴에 발랐고, 볼과 입술은 홍화(잇꽃)로 붉게 칠하고, 눈썹처럼 검게 칠할 때는 먹이나 목탄, 보리깜부기를 이용했다.
고려 초기부터 궁궐에는 교방(敎坊)을 설치하고 창기(娼技)와 기예(技藝)있는 자를 뽑아 기생교육을 시켰다. 기생들은 여기서 화장법을 배웠다. 머리는 기름을 발라 윤이 나게 하고, 얼굴은 창백할 만큼 희게, 눈썹은 반달처럼 가늘게, 뺨은 복숭아처럼, 입술은 앵두 빛처럼 칠했다. 이런 화장을 「분대화장」이라 한다.

‘분대(粉黛)’란 분과 눈썹먹을 말하는데 곧 진하게 화장한 여인을 일컫는다. 그러나 여성은 외면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인 부덕(婦德)이 강조된 조선시대에는 화장이 부덕(不德)이라는 인식 때문에 당시 여염집 여성은 기생이나 작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는 분대화장 대신 피부손질 정도만 하는 엷은 화장(담장:淡粧)으로 구분하려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식화장품은 1922년에 제조허가 1호로 출범한 박가분(朴家粉)으로 그 인기가 대단하여 하루에 5만 갑이나 팔려나갔다.

지난해 홈쇼핑에서 4개월 동안 27억원의 매출을 올린 달팽이 점액으로 만든 화장품은 피부 재생과 복원 효과로 인기가 높았고, 세계적인 축구선수 베컴의 아내 빅토리아가 쓰면서 알려진 뻐꾸기똥 화장품은 모공에 축적된 피지를 말끔히 제거해준다는 이유로 인기가 있었다. 며칠 전 언론에 5만 년 전 네안데르탈인들도 화장했다는 조사연구가 발표되었다. 화장의 역사는 바로 인류의 역사라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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