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예 극단 전통 연희극‘다시라기’ … 전남 진도 장례 풍습 무대에 재현

출상 전날, 밤새 놀이를 벌이며 사별의 슬픔을 극복하던 전남 진도의 장례 풍습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민예 극단 1백41회 정기공연 ‘다시라기’가 오는 24일 오전 10시 30분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수능고사를 마친 고3 입시생들과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학교 3학년생들을 위해 마련된 이번 공연은 한국인의 뿌리 깊은 삶의 진솔한 모습과 독특한 장례 문화를 경험 할 수 있는 뜻깊은 기회를 제공한다.

1979년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문공부 장관상과 연출상을 받아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는 ‘다사라기’는 50여년 전 전라남도 진도에서 행해지던 독특한 장례풍습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다시 낳는 아이, 다시 태어나는 아이’등으로 풀이되는 ‘다사라기’는 한국 전통 장례 문화의 한 형태로,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의 시작이며 산 자를 위로하고 망자를 축복해 주는 우리 민족의 내세관이 담겨 있다.

이는 망자(亡者)에 대한 애도의 장(場)인 상가에서 놀이를 통해 웃음과 희망을 선사해 사별의 슬픔을 웃음과 신명으로 바꿔 현실 삶으로의 빠른 복귀를 희망하는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출상 전날 밤 다시라기꾼들과 저승사자들의 실랑이 속에 사물놀이와 민요, 씻김굿 등 우리의 전통 소리와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정과 에너지가 어우러져 신명나는 무대를 연출한다.

죽음과 삶이라는 무겁고 철학적인 소재를 재미있으면서도 가볍지 않고, 어렵지 않으면서도 가슴 찡한 메세지를 전해주는 ‘다사라기’.

이번 공연은 전통예술의 현대적 조화와 인간성 회복을 위한 민예 극단의 저력과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작품줄거리

막이 오르면 관객은 모두 조객이 되고 죽어간 영혼들에 대한 애도의 장(場)으로 판이 벌어지다 ‘가상주’가 등장해 “애비 송장을 팔아 돈 좀 벌어보겠다”고 넉살을 피우고, 그런 ‘가상주’에게 ‘사령’이 찾아와 “저승사자가 당신을 잡으러 왔다 ” 는 소식을 전하며 겁을 준다. ‘가상주’와 ‘사령’이 티격태격 하는 새 저승사자가 나타나 ‘가상주’를 저승으로 데려가려 한다.

저승사자는 “요즘 저승에도 불경기라 돈 있는 사람은 흥청망청 쓰지만 없는 사람은 생활이 말이 아니야 ” 라며 세태를 비꼰다.

이런 저승사자를 ‘가상주’는 가짜라 여겨 마을사람들과 합세, 광속에 잡아 가둔다.

한편 ‘넙쭉네’는 애를 밴 상태임에도 남편인 ‘봉사’ 몰래 저승사자와 눈이 맞아 저승사자를 광속에서 구해준 뒤 저승사자를 따라가게 되고 ‘넙쭉네’를 찾아 나선 ‘봉사’와 ‘가상주’, 마을사람들 일행은 저승사자와의 마지막 일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만삭인 ‘넙쭉네’는 아이를 낳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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