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향인 이원재 부경대 명예교수

내일에 속고 사는 인생이라지만 오늘 하루가 여물게 하기 위해 끓임 없이 노력하고 서로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꿈을 먹고 살아가는 지심회(只心會).

매월 셋째 수요일. 어김없이 오늘도 회원 중 두어 사람이 빠진 열 여섯명이 부산 서면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점심을 같이 했다. 옛적 벌거숭이 시절을 얘기하며 한바탕 웃고 맘껏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다음번 만남을 약속하며 회원들과 헤어져 나온 이원재 교수(70·부경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거제시는 섬 전체가 바다로 둘러 싸여 있고 해양 환경적으로 수온, 염분, 영양염류나 해류의 이동 등의 천해적인 조건으로 수산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섬을 중심으로 동해나 동남해 방향은 대마난류와 동해에서 내려오는 한류가 교차되는 해역으로 7백 여종의 수산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다양한 수산어장이 또한 형성돼 있다.”

“이러한 해역이 최근에 와서는 생활하수나 공장폐수 등의 유입으로 많은 환경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고 게다가 최근 거제신문을 보니 고현 항 내 인공섬이 조성된다고 하니 자연환경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 해 참으로 안타깝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근의 소회를 전한다.

거제 연안 해역의 수심은 10m 미만인 곳이 많고 해외 쪽으로 갈수록 깊어지나 해수 유동이 원활해 영양염류의 공급이 고르게 분포하고 또한 풍부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산동식물이 서식하며, 장승포나 지세포 같은 항이 잘 형성돼 선박정박의 안전성이 높아 일찍이 수산업이 발달했다는 것.

이같은 보물섬 거제가 최근 들어 연안 해역의 다년생 해조류의 종이 줄어들며 생산량도 감소하고, 생명력이 강한 불가사리만 번식이 늘고 있으며 저인망으로 끌어 올려도 그 풍부했던 해산물은 보이지 않고 부유물과 온갖 쓰레기가 걸려든다는 최근 지역신문의 보도를 접하고는 참담하다 못해 분노가 인다고 이 교수는 격정을 토로한다.

이 교수는 아직도 팽팽한 동안(童顔)으로 올해 부경대를 정년퇴임하고 명예교수로 남아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지나간 수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간다는 그는 오늘의 세계는 너무나 급속도로 변해가고 그 변화되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들이지만 거제는 옛날에 비해 그 변화 속도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또한 커 한번씩 거제를 방문 하노라면 고향 아닌 타향 대도시의 한복판에 서있는 느낌이란다.

다만 과거는 변화가 느린 속도로 느껴졌지만 현대는 너무 빠르고 커 제대로 변화에 대응을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는 그는 특히 현재의 거제와 거제에 남아 사는 일부 고향 사람들이 빠른 변화를 소화해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헐벗고 굶주린 시절이 엊그젠데 그 시절을 잊고 흥청망청하는 일부 사람들과 그 어려운 시절 타향엘 나와 온갖 고생과 노력으로 삶을 일궈 낸 거제 향인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위화감이 존재하고 있다”는 이 교수는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모두가 변해야 한다”고 일갈 한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거제신문이 가교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하며 23만 인구의 거제에 3~4개의 신문을 비롯, 매체가 너무 많은 것도 재외 거제향인들에게 부담스럽다고 지적한다.

‘한 두개의 지역신문으로 통합되면 재부향인들도 적극 지역신문 구독에 나설 것’이라는 그는 거제를 떠나온 향인들에게는 무엇보다 지역신문이 제일 정답고 기다려진다며 역사가 가장 오래된 거제신문이 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신현읍 문동 출신인 그는 그동안 눈코 뜰 새 없이 후학지도에 바빴던 그간의 생활을 정리하고 요즘은 주역을 비롯한 풍수 등 역학을 공부하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그는 칠순에 접어들어 몇 안되지만 문동국민학교(현 삼룡초등) 동창모임을 주선해 한번은 거제에서 한번은 부산에서 모임을 가질 예정이라며 환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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