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외국인 가족 및 지역 노인대상 한글교육

최근 인도네시아 ‘찌아찌아 족’이 공식문자로 한글을 채택함과 더불어 세계 곳곳의 학교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면서 한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대표이사 부회장 김징완) 거제조선소가 고객인 선주,선급 가족들과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을 실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소 인근의 아담한 강의실, “오리, 나비, 다리, 머리… …” 서툴지만 또박또박 글을 읽는 소리가 창밖으로 흘러나온다.

잠이 덜 깬 아이부터 어른까지 아침부터 나와 있는 이들은 네덜란드,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삼성중공업 선주,선급 감독관의 가족들.

겨우 유치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력을 가진 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최정원 선생(50).

최 선생은 삼성중공업 임직원과 선주ㆍ선급 감독관으로 구성된 VG봉사단의 일원이자 기본설계1팀 이교성 상무의 부인으로 올해 3월 1학기에 이어 지난 9월 2학기 한글 강좌를 열었다.

그녀가 처음 외국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것은 약 10여 년 전, 1986년 남편을 따라 거제에 왔고 외국인을 자주 대하는 남편의 업무로 인해 자연스레 그 가족들과도 친해졌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새로운 문화를 배웠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름아름으로 몇몇 사람들에게 가르치던 것이 올해 초 VG봉사단의 도움으로 강의실과 교재를 갖추고 매주 3회, 10여 명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어엿한 수업으로 자리 잡았다.

1학기에 이어 2학기 수업에도 참여하고 있는 비올리 도크씨(Violy Doak)는 “처음에 모음과 자음을 하나하나 외우는 것이 어려웠지만 지금은 시장에서 물건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 볼 정도로 한글말이 늘었다”고 말했다.

수업 진행방식은 문법보다는 회화, 길고 장황한 문자보다는 짧고 실용적인 문장이 주가 된다.

학생들이 읽을 수 있도록 모든 한글을 영어발음 기호로 칠판에 적는 것은 물론 문장을 배울 때도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연습하기 때문에 문화와 정서적인 이해까지 더할 수 있다.

최 선생은 “예전에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 외국인 친구들을 생각하며 한국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우리의 글과 문화를 알려주고 싶었다”며 “이들이 우리 것을 사랑하고 거제에서 즐겁게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선생이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글을 가르친다면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는 이들도 있다.

금싸라기 장학회 한글공부 봉사

1996년 설립돼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육봉사활등을 전문적으로 하는 금싸라기 장학회.

그들은 평소 지역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및 생활비를 후원, 멘토링 사업과 같은 물질적, 정서적 지원을 펼쳐왔다.

지난 2002년부터는 그 동안 교육봉사하며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지역 노인들을 위한 한글강좌를 열기도 했고 ‘한글사랑방’이라는 이름으로 배움의 기회가 적었던 분들의 배움에 대한 갈증도 해소시키고 있다.

2002년 연초면 한내마을을 시작으로 연사, 거제면 외간마을 등을 거쳐 올해는 삼거동 삼거마을에서 6명의 어르신을 가르치고 있다.

일주일에 2번 진행되는 수업시간에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는 탓에 학생들과 봉사자 사이에는 가벼운 투정과 격려가 수시로 오간다. 두 시간의 교육 시간, 그렇게 굵은 글씨의 초등학교 책을 읽고 쓰다보면 어느새 금방 지나간다. 

금싸라기장학회 염구섭 회장(기본설계 1팀)은 “한글사랑방을 통해 배움으로서 생활하시는데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으면 좋겠고 또 손자 손녀와 편지도 주고 받으면서 배움의 기쁨과 삶의 행복을 동시에 누리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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