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겸시장이 모처럼 시청 브리핑룸에 나타났다. 현안에 대해 직접 설명을 하고자 함이었다.

8일 김시장은 신종플루 감염 우려로 인한 시민의 날 행사 취소, 슈퍼모델대회의 불가피성, 고현항재개발 사업 등 시민들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사안들에 대해 차분히 설명을 이어나갔다.

실과장들이 하는 브리핑이 아니라 시장이 직접 하는 브리핑이었기에 참석한 기자들은 더욱 관심있게 귀를 기울였고 혹 특별한 메시지, 강한의지의 메시지를 토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됐다.

특히 근간에 핫이슈로 다시금 부상된 고현항 재개발사업 관련해서는 더욱 그러했다. 그러나 결론은 ‘소문난 잔치 먹을게 없다’였다.

당연히 ‘시장이 직접 나서 해야할 만한 무게와 내용이 없는 그야말로 형식적 현안 설명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냉혹한 평가가 나왔다.

김시장은 이날 고현항재개발 사업 관련해 “단계별로 의견청취를 하고 있고 환경, 침수피해 우려에 대해서도 각 단계별로 그 대응책 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너무 성급하게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바다 매립을 하면서 오히려 자연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완벽한 시설을 해놓은 외국 사례도 많더라”고도 말했다.

이어 김시장은 고현항재개발 사업 필요성을 언급하며 “교통망 확충을 위해 연사-수창아파트간 도로개설을 사업자인 삼성중공업측에 우선적으로 요청했다”며 "30만 도시 거제를 계획할 때 시청사 이전을 포함한 복합행정타운 건설, 도심공원 조성 등 측면에서도 필요하고 경남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들은 이미 다 알려진 내용이다. 시장이 굳이 다 알려진 새로움이 없는 내용을 반복할 필요가 있었을까?

시민들이 진짜 궁금해 하고 있고, 불안해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빠졌고 김시장의 주장대로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는 사업인데 왜 여론이 시끄러운지에 대한 진단과 대응책이 빠졌던 것이다. 

고현항재개발 관련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찬성, 반대에서 부터 어떻게 진행돼 가는지, 거제시에 장기적으로 득이 많은지 아니면 큰 실을 가져오는지, 대규모 침수피해가 필연적이라는데 어떻는지, 삼성중공업의 이윤 추구에  놀아난다는 말들도 있는데, 내년 시장선거에 내놓을 작품을 만들기 위해 김시장이 밀어 붙인다는데....

시민들은 혼란스럽다. 그러나 시는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다. 그만큼 설(說)들이 난무하고 있고 이에따라 여론시장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같은 상황의 방치는 사업의 원할한 추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고현항 매립을 통한 인공섬 조성은 고현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제시의 장기적 성장전략까지를 함께 포섭하고 있는 중차대한 프로젝트다.

시민들은 충분히 알 필요가 있고 시는 그에 걸맞은 정보제공의 기회와 공간을 또한 충분히 제공할 의무가 있다. 환경단체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고 침수피해 우려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안도 내놔야 한다.

김시장은 “단계별로 의견청취를 다하고 있다”고 했다. “성급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업초기부터 시민들의 의견반영을 요구하고 혹 삼성중공업에게만 이익이 되는 쪽으로의 진행을 견제하려 하고,  고현의 특성상 대규모 침수 우려에 대한 지적 등을 단순히 ‘성급한 관여’로만 치부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삼성중공업이 제공하는 도로망 구축, 복합 행정타운 부지조성, 도심공원 조성 등은 거제시로서는 큰 이득이다. 그러나 그만큼 잃는 것도 분명 있다. 특히 이에 대한 김시장의 성실하고 솔직한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더디 가더라도 차근차근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공개적 절차를 확대해 가는 것이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오히려 높일 수 있음을 시는 고려해 보길 바란다.

거제시는 최근 모 방송에서 비판적 지적을 받았다. “내년 지방선거전 4월 착공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 시민들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진행하고 있다”등의 내용이었다. 이는 고현항재개발사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김시장의 브리핑이 마련된 이유이리라.

거제시의 설명회 개최의 부적절 등 절차적 미흡에 따른 부정적 여론의 확산에 대해 기자는 지난번에 “‘광장 설명회’를 개최해 모든 시민들의 궁금증과 정보제한에 따른 부정확한 인식들을 해소갈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 시민들은 합리적 판단을 할 것이라는 믿음에서고 현재도 그 제안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

감추는 듯한 인상을 줄 수록 불신과 의혹은 더욱 커진다. 이에 대한 명확한 의지와 대책 등 발상의 획기적 전환 메시지를 기대했던 김시장의 브리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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