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다르게 끝없이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의정활동에 여염이 없으신 옥기재 의장님을 비롯한 동료의원들께 감사드리며, 시민들의 안전과 거제를 찾아주신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하여 수고하시는 김한겸 시장님을 비롯한 1천여 공무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합니다.

시 차원에서 “상시적인 노ㆍ사 전담기구를 둘 것을 제안” 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에 대하여 발언하고자 합니다.

거제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양대 조선소와 이 두 회사에 납품하는 형태의 몇 개의 작은 공단과 아예 양대 조선소 안에서 자체 공장은 없이 사장, 노동자, 회사 간판만 있는 사내 협력회사(사내하청) 등 3가지 형태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노동자 계층의 비율로 보면 정규직 보다는 비정규직이 다수를 점하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김한겸 시장님을 비롯한 여기에 계신 의원님들께서도 얼마 전부터 폭우가 쏟아지는 시청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노동자를 보셨을 겁니다. 물론 매일 출퇴근하는 공무원들도 보셨겠지만 쏟아지는 장마 비를 마다하지 않고,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현실과 불법적인 노무관리에 대한 지적과 함께 거제시민과 의회 및 시행정의 관심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선소 노동자의 삶은 직영이냐, 협력(하청)회사냐 하는 것으로 존재 가치와 삶의 질이 달라지다 보니 어떻게든 직영에 들어가려고 하나 요즈음 조선경기의 후퇴로 양대 조선소에서 직영을 선발하는 숫자 또한 줄어들어 그것조차도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사회의 구성원 즉 계층이 다양하지 못할 때 사회는 양분되어 발전을 저해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노동부 장관조차도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조선, 자동차등 대형 제조 현장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문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사내 하청노동자들이 원청업체의 노동자들과 거의 같은 일을 하는데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밖에 받지 못한다며 임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 하겠다” 하는 오랫만에 노동부 장관 다운 발언을 했습니다.

본의원이 처음 조선소를 다니기 시작했던 30년 전에는 하청노동자가 고용은 불안하여 일거리가 떨어지면 다른 회사로 가거나 쉬면서 일감을 기다리는 형태이기는 하였으나 임금은 직영보다 더 많이 받아서 지금과 같이 저임금에 고용불안까지의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김한겸 시장님, 거제시민의 절반이 비정규직 즉 하청노동자와 그 가족들입니다. 그들에게 어떤 아픔이 있는지, 입으로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자신의 억울함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어서 분신을 시도 했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죽지말고 살아라” 고 말하는 것처럼 죽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습니다. 본인 판단에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러한 준비를 했겠습니까,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조직위원회 강병재씨의 주장에 의하면 “부당한 퇴사와 취업방해, 불법적인 취업제한과 악질적인 노무관리가 분신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직영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고충이 발생하는 경우 노동조합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나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이러한 구조가 없다보니 노동자와 사용자간의 불신을 초래하고 조그마한 문제가 걷잡을 수 없게 커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때로는 협력업체 노동자가 직영 노동조합을 노크하는 경우가 있으나 업체 사장의 입장에서는 노동조합의 부당한 간섭과 압력이라는 생각이 앞서다보니 완전히 좋은 방향으로 마무리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1인 시위를 하는 노동자는 “3개월 취업제한 규정을 폐지 할 것과 이직시에 개인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과 노동법에 규정한 개인의 취업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되어져야 합니다. 

비정규직(하청)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진정으로 들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절반의 거제 시민으로써 나머지 절반의 시민들과 같이 호흡하고 싶어 합니다. 당당하게 시민의 일원으로 함께 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정부차원에서 노사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노사정위원회를 가동하듯이, 이참에 시차원에서 상시적인 전담기구를 두고 사회적 약자인 하청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노사 문제를 하나하나씩 풀어나가서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지속적인 부당노동 행위와 취업의 자유를 방해받지 않는 사회 만들기를 제안합니다.

김한겸 시장님, 그리고 여기에 계신 모든 의원님들께서는 2006년 5.31지방선거때 시민들을 향하여 행복한 거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슬프지 않는 거제가 되도록 해주겠다고, 비슷한 발언들을 헤일 수도 없이 하셨을 겁니다. 지금 절반의 시민들이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시장님, 의원님, 시민들이 힘들어 할 때 손 내밀어 잡아 줄줄 아는 진정한 지도자이시길 기대하며 발언을 마칩니다.   

끝까지 경청하여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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