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고 선정 등으로 타지역 학생유입 예년보다 많아 질 듯

도교육청 임시방편, 각 고교별 학급 인원 수 늘려 학생 수용 계획

거제지역 중학생들의 지역 고교진학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선경기 활황으로 거제지역 유입인구가 늘어나면서 고등학교에 진학할 중학생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올해 거제지역 고등학교 입학정원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거제교육청(교육장 박찬재)에 따르면 올해 거제지역 17개 중학교 졸업생은 모두 2,977명. 지난해 졸업생수 2,908명과 비교해 69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에 비해 2010년 거제지역 고등학교 입학정원은 지난해 2,759명과 별다른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 고등학교가 수용학급 보다 많은 학급을 운영하고 있어 입학정원을 늘이기가  쉽지 않은데다, 지난해까지 특성화 고교였던 거제공업고등학교가 올해 마이스터고로 선정되면서 신입생 모집인원이 240명에서 80명이 줄어든 160명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각 고등학교별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있어 정확한 입학정원은 오는 7월 중순께나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거제지역의 경우 늘어난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비교적 교실에 여유가 있는 학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난 학생 수를 감당하기 위해 각 고등학교별 학급 인원수를 더 늘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올해 몇 명의 중학교 졸업생들이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못하게 될까? 2010년도 고등학교 입학정원을 지난해와 비슷한 2,760명이라고 가정하고, 매년 100여명의 중학생들이 타 지역 고교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17명의 지역 중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유학을 가거나 최악의 경우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다 신입생 가운데 60명을 타 지역학생으로 선발하고 있는 거제고등학교와 마이스터고로 선정된 거제공고의 상황이 더해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거제공고의 경우 2010년 모집할 전체 신입생 가운데 30%를 전국에서, 나머지 70%를 거제를 비롯한 경남권역에서 선발할 방침이다.

최소한 48명의 학생이 타 지역학생들로 채워지는 셈이다. 단순수치상으로 225명(117+60+48명)의 지역 중학생들이 올 해 고교진학 시 거제지역 고교로 진학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올해 거제지역 고등학교 입학정원이 어느 정도 늘어나느냐에 따라 변수가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예년보다 많은 중학생들이 지역 고교진학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2010년 신입생 모집과 관련해 거제공고 관계자는 “경남권역 학생들을 선발 할 때 거제지역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하도록 노력하겠지만 우수한 학생을 모집해야하는 학교의 현실상 어느 정도까지 거제지역 학생을 수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지역 A고등학교 관계자는 “대부분의 거제지역 고등학교가 당초 학생 수용계획을 초과해 학생들을 모집하다보니 정상적인 교육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우리학교에서도 올해 모집할 신입생 수를 지난해에 비해 40명 가까이 줄일 계획이지만 도교육청이 어떤 지시를 내릴지 몰라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2011년 연초고등학교 개교가 예정 돼 있어 거제지역 중학생의 고교진학은 올해가 고비”라면서 “최대한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타 지역고교 진학생, 유해환경 쉽게 노출

거제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타 지역으로 진학한 학생들의 경우 학부모들의 경제적인 어려움과 함께 사회적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설명이다.

B중학교 모교사는 “자신의 의지로 지역 외 전문계 고교 등에 진학한 학생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흔히 말하는 비행청소년이 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면서 “부모들과 떨어져 홀로 지내다 보면 유해환경에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C중학교 모교사는 “타 지역 고교에 진학한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역사회로 돌아오게 되면 사회적 피해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재수생으로 흡수 되는 경우 교사들의 지도로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하지만 그 외의 학생들은 평범한 고교생으로 돌아오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경우 타 지역 전문계 고등학교에 대한 선호가 낮은데다 진학을 하려해도 제대로 된 학교가 적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학생 수 계속해서 증가

현재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2011학년도와 현재 중학교 1학년이 고교로 진학하는 2012학년도,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진학하는 2013학년도는 올해와 같은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연초고등학교가 2011년에 개교하게 된다면 중학생의 지역고교 진학은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지만, 거가대교 완공 등으로 더 많은 인구가 유입될 경우 이마저도 부족해 질 우려가 높다.

올 3월말 현재 거제지역 중학교 2학년 재학생수는 3,308명, 1학년 재학생수는 3,235명, 초등학교 6학년 재학생수는 3,412명, 초등학교 5학년 재학생 수는 3,488명에 달하며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연초고등학교가 정상적으로 개교한다고 해도 4~5년 후에는 올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B중학교 모교사는 “도교육청에서 고등학교 신입생 모집요강을 발표할 8월 이전에 중학교 졸업생들의 지역고교 진학문제가 지역사회에 공론화 돼 해결방안을 우선적으로 모색해야한다”면서 “최선은 아니더라도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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