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탁구를 좋아하여 저녁에 자주 탁구장을 찾는데 게임을 하다보면 심판이 있으면 없는 것 보다 훨씬 좋다.일단 심판이라는 관객이 한명 있으니 게임이 더 충실해지고 선수가 스코어를 매겨야 하는 불편이 없다. 그런데 심판이 자기가 할 일, 즉 공이 어디로 가는지 잘 보고 점수를 잘 매기면 되는데 가끔씩 게임하는 한쪽을 위하여 조언을 한다든지, 잘한다고 응원을
사람은 누구의 말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까? 부모, 교사 혹은 친구가 한 사람의 삶에 끼치는 영향도 무시하지는 못하지만 사람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며 어려운 일과 고통스러운 순간을 같이 보내고, 마음 깊숙한 은밀한 비밀을 털어놓고 얘기해도 흉보지 않고 우리가 어떤 사람이라 해도 다 받
"1+1은 뭐게?""글쎄.""귀요미!" 퇴근길에 40이 넘은 아내가 퀴즈를 내겠다며 내게 준 징그러운(?) 애교를 보고 실소하고 말았다. 이미 세상에 회자되어 식을 대로 식은 유머를 던지는 가증스런 노력에 그 날은 더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 사람들은 1+1=2라는 수학적 사실을 자주 잊고 사는
잘하고 못하고 그게 자기가 아니라 사리를 분간 못하여 실수를 하는 적도 있다. 옳다고 끝까지 고집을 하는데도 과연 자기주장에 의심이 없을까? 고집이 센 사람을 보면 사실을 왜곡하는 일이 많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의심도 지나치다. 자기주장과 맹신을 하는 이면에 못나고 나약함을 스스로 숨기려고 하는 것이다. 두려움과 비겁함을 내재한 무기가 겉으로는 표독하지
꽃샘 추위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지만 독자들께 노래 한 곡 띄웁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꽃이 지면 같이 울던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가수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였습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는 모습, 그 이상 봄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입춘(立春)과 우수(雨水)·경칩(驚蟄)의 세 절기를 지나 낮과 밤의 시간이 같아지는 춘분(春分)을 맞는다. 바야흐로 봄, 봄이다. 언제 심술을 부릴지 모를 꽃샘추위를 조심하며 겨우내 묵은 먼지를 털고 기지개를 켜 공곶이로 봄나들이를 나선다.예구마을의 끝자리, 공곶이를 찾는 나들이객들을 위해 잘 닦여진 길을 두고 옛길을 찾아 올라가니 가장 먼저
민사 법정에 가보면 서류의 증명력을 놓고 소송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일년에 소송건수가 630만건을 넘어서고 그 중에서 민사사건 수가 400만건을 넘는다. 이러한 소송을 통해 이웃 가족 친족 간의 공동체가 깨지는 것은 물론이고 금전적인 손실도 만만찮다. 나라 전체로 볼 때 민사소송으로 인한 금전적인 손실이 수십조원에 이르는 실정이다.개인간의 분쟁
거제도 해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우제봉'을 다녀왔다. 우제봉으로 오르는 산길을 걸으며 이런 풍경이 동네에 있다는 것이 참 자랑스러우면서도 동시에 해방감을 만끽했다. 이따금씩 '인터넷이 없는 곳으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은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중요한 자유를 세상에 저당 잡히고 살고 있
거제도에 한 사진작가가 있었다.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겠지만 그는 2000년 '거제도 풍경'을 시작으로 2002년 '나무와 풍경'을 비롯해 다섯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고 주로 거제도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으며 그가 사랑하는 섬 거제의 모든 빛을 카메라에 빨아들여 사진으로 내뿜었다. '제주도에는 김영갑이
힘으로 말하면 제일 큰 힘은 문화일 것이다. 폭력에 유사한 행동이 모두 진정한 힘이 되지 못한다. 폭력성이 개재되는 대화도 있을 수 없거니와 세상의 관계는 진정성에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같은 겨레이면서 북한 폭력을 지울 수 없이 떠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그렇다고 남한의 모든 것은 온전하다는 자신감에 턱없이 자위할 수도 없다. 절박하다면 절박한 민족자존의
'謹賀新年', 이 인사로 시작한 2013년의 첫 달이 벌써 거의 다 지난다. 우리 명절인 설이 다 지나기까지 어색해 하지 않고 계속해야 하는 이 인사말, '謹賀新年(삼가 새해를 축하합니다)'을 외다 보면 함께 새기고 가야 할 사자성어(四字成語)가 있다. 해마다 교수회가 선정하는, 보내는 해(年)를 성찰하며 세태를 묶어내는 사자성어와 새로이 맞는 해를
70년대 후반 마산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10분쯤 걸어가면 지금은 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 중국집이 있었다. 우리는 두세명이 가서 300원 하던 짜장면이나 우동 또는 특별히 큰맘 먹고 500원 하는 짬뽕을 먹었는데 그 특별한 맛보다 우리들을 더 끌었던 것은 그 집의 아리따운 딸 세명이었으니, 그중 둘째가 특히 내 마음에 들었다. 그들은 간단한 한국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 하나님께서 천사를 불러 세상에 내려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세 가지 가져오라 하셨다. 천사가 세상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은 "꽃"과 "어린아이의 웃음",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천사는 이 세 가지를 들고 하늘로 떠났다. 세 가지 보물을 하나님 앞에 내놓았는데, 예
영화나 TV에서 남자 주인공이 음식점이나 술집에서 폼나게 담배를 피워 물고 대사하는 장면을 볼 수 없게될지도 모른다.국민건강증진법 개정에 따라 150㎡(약45평) 이상 규모의 음식점과 술집, 커피 전문점 등 8만여 곳에 해당하는 모든 음식점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설사 드라마 구성상 필요해서 담배 피우는 장면을 방송했다가는 관련기관이나 금
농사를 지으며 살다보니 주변에는 흙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 아니 흙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흙은 농부가 흘린 땀만큼의 대가를 오롯이 전해주며 언제나 한결같은 모양새로 그 자리를 지킨다. 한결 같은 모양새라고는 하지만 신경을 덜 써주거나 소홀히 하게 되면 또 다른 얼굴로 모습을 바꾸기도 한다. 좋은 흙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자연그대로의 순환 속에
그날 한가위 밀물이 마파람을 업고 덮쳐 와늘 아리던 초가(草家) 왼 편이 기울더니우리네 생애(生涯)의 행간(行間)마다 기워 놓은 세월이 풀려나와풀벌레로 달아 나 버렸지요. 그러고도 가을이 옵니다기억을 씻어 낸 자리마다 돋아나는 봄은해후(邂逅)의 눈물마저 해맑던 그 봄은아지랑이로 다 달아 나 버리고다시 찾은 생가(生家)의 어둠이 그렇게 울고 있었지요. 여기가
미운 아이 먼저 품는다고, 미움이 정서적인 감정에는 미흡할는지 모른다. 하지만 매양 이러한 정서가 인간의 감정에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사소한 인간의 감정이 전면적인 정서의 바탕을 지닐 때가 많다.요즈음 보면 지도자들의 국정 참여를 장식하는 등정 일보도 그 첫걸음을 감정적 정서에 몰입돼 있는 것은 아닐까?기도와 기원과 그리고 맹세의 참
20여 년 전 캐나다 밴쿠버의 다운타운에서 일방통행로를 진입하다가 경찰에게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 그곳은 비보호좌회전의 표시가 따로 있지 않았다. 직진 신호의 파란 주행 신호 선에서 마주 오는 차선이 비어 안전하다 싶으면 좌회전을 하는, 이미 비보호좌회전이 일반화·상식화 돼있던 곳이기에 일방통행을 하던 주행로에서 가로질러 마주친 일방통행로를
예수가 물 위를 걷는 것이 기적이 아니라 우리가 대지를 걷는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기적이다. 이 말을 새기면서 참으로 온 몸으로 느끼면서 산다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보통 예수가 물 위를 걸어가는 것만 기적이라 생각한다. 즉 내게 있어서 뭔가 특별한 일 예컨데 로또 복권이라도 당첨이 돼야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잠시 생각
생명이 최우선시되는 것은 어떤 일에나 누구에게나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만큼 생명-, 사람의 목숨뿐만 아니라 삼라만상의 존재감이 극히 역동적이지 아닐 수 없다. 짐승의 생명을 어찌 경원시하며 미물이라 할지라도 그들대로의 꿈틀거림이 그지없이 장엄하기까지 하다.그렇다면 국민의 생명이 내재돼 있는 국가 안보 역시 최우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먹고 사는 문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