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 광청사 주지 혜등 법사.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 광청사 주지 혜등 법사.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옵니다.

오는 27일은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육신으로 이 사바세계에 몸을 나투신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우리 佛子님들께서는 이 날을 기리시어 자아를 깨치는 광명의 燈을, 미운 이에게는 용서의 등을, 소외된 이에게는 관심의 등을, 병고에 시달리는 이에게는 쾌유의 등을, 모든 영가에게는 왕생극락의 등을, 불교를 모르는 이에게는 인연의 등을 밝히시어 정성스럽게 밝힌 연등이 온 삼천 대천세계를 밝히어 부처님 가르침이 항상 저희와 함께할 수 있도록 삼보전에 두 손 모읍니다.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해 우리 불자들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불교 상식에 대해 말씀 전하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가 기록하고 있는 불기는 서기와 더불어 중요한 시간의 약속입니다. 서기는 예수님의 탄생을 기원으로 1년이 시작되는 시간의 약속이라면 불기도 석가모니부처님의 탄생을 기원으로 시작하는 시간의 약속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불기는 1956년 네팔에서 개최된 제4차 세계불교도 대회에서 채택한 것으로 1956년을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지 2500년으로 계산해 세계에 공포한 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력기원과 비교하자면 서기 544년 전과 현재 2023년을 더해 불기 2567년의  시간적 약속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불기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몸을 나투신 탄생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무여의 열반’ 육신마저 벗어나신 완전한 해탈열반을 이루신 해를 기준 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남기신 큰 시간의 족적을 8회에 나누어 ‘팔상도’라고 합니다.

그중 두 번째 상을 보이심이 ‘비람 강생상’인데 마야왕비께서 출산을 위해 친정으로 가시는 중 지금의 네팔 룸비니동산에서 태자 싯다르타를 출산하시고 탄생하신 싯다르타가 오른쪽 손가락으로 하늘을 왼쪽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선포하시는 장면입니다. 이 때 아홉마리의 용이 신성한 물로 태자를 씻기었다 하여 지금도 저희는 부처님 오신 날 관욕행사를 통해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드리고 있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밝히신 첫 말씀이십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 하늘위에 하늘아래 오직 내가 존귀하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유아’를 부처님에 한정지어서는 안됩니다. 우리 중생 한명 한명이 모두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를 반드시 소중히 여겨야 하고 또 내가 소중한 만큼 상대도 존귀함을 인정하고 소중히 여겨야겠습니다.

이 한 생각이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가는 부처님의 진리 ‘연기의 도리’입니다. 좋은 성불인연으로 모든 중생이 행복한 시절이 되도록 삼보전에 두손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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