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로국(瀆盧國)은 삼국지 위서 동이전 한조에 변한 12국의 하나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왜와 경계를 이룬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변한 지역에서 가장 남단에 위치한 소국임을 알 수 있다.

정약용은 '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에서 거제의 옛 이름인 '상군(裳郡)'과 '독로국'이 음으로 서로 통하고[독로=두루·도로=상], 독로국 남쪽으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왜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조건에 따라 독로국이 거제라고 밝혔다. 

최남선은 '동경통지'에서 거제를 상군으로 부른 이유에 대해 '치마'를 뜻하는 속어로 '두룽이'가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두룽이'라는 말을 비가 올 때 입는 '도롱이'는 짚이나 띠로 만들어 허리에 매어 입었으므로 '치마'를 뜻하는 '두룽이'가 속어로 쓰였다며 거제가 변진의 독로- 신라의 상군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두룽이'의 한자표기는 '독로'인데 우리말의 '도랑'에 해당하는 말이다. '도랑'이나 '두룽이', 그리고 '도롱이'는 모두 '두르다' 또는 '돌다'에서 파생된 명사다. 우리말에서 '두르다'에서 나온 명사는 흔치 않지만 '돌다'에서 파생된 말은 비교적 자주 쓰인다. 예를 들어 '도리'는 '둘레'를 뜻할 때와 '주기'를 뜻할 때 쓰인다. '도리 기둥'이나 '두리 기둥'은 기둥과 기둥 사이에 돌려 얹히는 나무를 뜻한다.

거제의 땅이름이 치마나 비옷을 뜻하는 '두룽이' 또는 '도롱이'였던 까닭은 섬 주위로 물길이 돌아들기 때문이었다. 외형상으로 전혀 무관해 보이는 독로·상군·거제가 모두 섬의 지형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조선 거제부 관아 객사였던 기성관 상량문에는 '집의 모양새가 크고 밝은데 대개 북쪽 궐에서 시작됐다. 두로의 옛 도읍이 됐다.(宇制宏明盖權輿於北闕瀆盧故都)'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 상량문은 광서 18년(1892) 임진 9월에 썼다고 한다. 또 함께 나온 기성관의 또 다른 상량문에는 '상고의 두로가 건국(上古之豆盧建國)'이라는 기록도 있다. 

 

★ 한국사 산책

청동기와 철기시대에 존재했던 삼한은 마한·진한·변한 등 세 나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세 나라에 속한 소국만 마한 54개·진한 12개·변한 12개가 있었다. 삼한에 속한 나라의 존재는 '삼국지' 위지 동이전의 기록에서 엿볼 수 있으며 철기시대로 넘어가면서 마한은 백제의 남하로 인해 병합되고, 변한은 가야로 발전했으며, 진한은 신라로 흡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