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향토문화사, 민속놀이 조사보고서 등 “무형문화재 지정” 분명 기록

1998년 양정식 시장 기능보유자 전수식 축사, 정옥식 옹 “이승철씨가 전수패문 작성”
시 “지정 기록 없다” 며 본지 정정보도 요청, 이승철씨 기고 통해 본지 보도 비판

▲ 1998년 당시 양정식 시장이 거제칠진농악 기능보유자 전수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오른쪽에 않아있는 사람이 고 김관석 옹. 왼쪽 뒷모습 사람이 정옥식 옹.

‘거제향토문화사’ ‘거제민속놀이조사보고서(1),“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기록

1997년 거제문화원이 발간한 ‘거제향토문화사’(지은이 제익근) 318페이지에 거제칠진농악이 ‘군 지정 무형문화재’라고 기록돼 있는 사실과 기능보유자 정옥식 옹, 그리고 몇 몇 향토사 연구가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역시 1997년 거제문화원이 발간한 거제민속놀이조사보고서(1)(발행인  윤병수, 편집인 김기복)에도 거제칠진농악의 ‘무형문화재 지정’ 기록이 분명히 있다. 이에 대해 거제시는 해명자료를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제시는 “1975년을 전후하여 어떠한 행정자료에도 거제칠진농악이 거제시 주요무형문화재로 지정, 등재됐다는 사실 기록이 없고 따라서 해지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거제시는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 지정 및 등록은 시, 도의 관할로 시군이 임의로 지정하고 해제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향토사학자로 알려져 있는 이승철씨가 지역 모 신문 기고를 통해 또한 “무형문화재 지정”“기능보유자 존재” “칠진농악의 유래” 등에 대해 본지보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승철씨는 “ 거제칠진농악은 여수, 순천에서 유래”한 것이기에 거제 고유의 것이라 할 수 없으며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사실도 없고”, “기능보유자도 없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어 그는 ‘거제의 역사가 왜곡되는 사실이 너무나 슬프다’는 식의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이승철씨의 주장은 상당히 위험하다. 자신이 필진 총 책임자로 참여했던 2002년 판 거제시지의 내용을 스스로 뒤엎는 주장이고 나아가 향토문화사, 거제민속놀이조사보고서를 지은 필자들뿐 아니라 발간사인 거제문화원까지 그 정체성을 의심케 만드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거제문화원과 이들 필자들은 없는 사실을 거짓으로 기록했단 말인가?

또 이승철씨 주장대로라면 왜 거제시지 편찬 당시 거제칠진농악이 여수, 순천에서 넘어왔고 따라서 거제고유의 민속문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기록하지 않았는가? 그의 주장이 만약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역사를 기술하는 자세로서의 부적절은 그대로 남게 되는 것이다.

또한 1998년 당시 양정식 시장이 참석, 축사까지 했던 거제칠진농악 기능보유자 전수식에서 전수패를 받았던 정옥식 옹은 “당시 전수패문을 이승철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고 전수식장에도 그가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승철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 고 김관석 옹이 정옥식 옹에게 칠진농악 기능보유자 자격을 전수한다는 내용을 담은 기능보유자 전수패.

진실게임 통해 거제문화 역사의 정체성 바로 세워야

본지의 취재 근거 및 각종 민속문화 관련 자료와 거제시, 이승철씨의 주장이 대립되고 있다. 본지는 거제문화원이 발간한 거제 향토문화사의 기록과 기능보유자 전수패를 받은 정옥식 옹 그리고 몇 몇 향토사 연구가들의 증언에 근거해 보도했다.

거제시는 2002년 발간한 거제시지에 ‘민속놀이’로만 기록돼 있음과 “관련 행정자료가 하나도 없다”는 명확치 못한 이유를 들어 본지 보도가 오보이며 따라서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승철씨는 거제칠진농악의 고유성, 무형문화재 지정, 기능보유자 전수식의 존재까지 부정하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본지가 중요한 취재근거로 삼은 거제향토문화사는 거제시 예산의 지원하에 거제 향토문화의 기록을 고증한 것이다. 당연히 문화행정 관련 행정자료라 할 수 있다. “관련 행정자료가 없다”는 시의 주장은  따라서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거제시가 주장하는 2002년 판 거제시지에 “민속놀이로 기록” 관련해서는 큰 의문점이 새롭게 드러난다. 이는 역사 고증의 진실성, 전문성 문제까지 아울러 제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1997년 발간된 ‘거제향토문화사’와 ‘거제민속놀이조사보고서’에는 거제칠진농악이 “군 지정 주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2002년 거제시지에는 다른 기록은 그대로 서술돼있지만 ‘무형문화재 지정’ 관련한 내용만 빠져있다.

더욱이 자신이 집필한 시지에도 없는 유래와 관련한 이승철씨의 주장은 생뚱맞기까지 하다.  둘중 어느 하나는 거짓을 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누락됐을수도 있고 고증 부족으로 누락시켰을 수도 있다. 집필진이 거의 동일하다. 그런데 아무런 설명이 없다. 진실게임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거제시의 예산지원과 관리하에 진행된 거제 역사의 고증 작업이 이렇게 누더기식으로 진행돼 왔고 이제껏 이에대해 아무런 문제없이 넘어왔다는 사실이다.

거제시는 서로 다른 기록의 차이 및 진실을 우선 밝혀야 한다. 그래서 거제의 역사를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문헌상의 기록, 무형문화재 지정 관련 진실게임에 앞서 거제칠진농악은 500여년 전통을 가진 거제 특유의 문화유산으로 우리가 계승 발전시켜야가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는 본지 보도의 핵심은 아직까지는 변함이 없음을 다시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문화재청, “시, 군 문화재 지정 관리한 사례 있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995년 시, 군 조례시행 이전 각 시군마다 향토문화재에 대한 활성화와 보호차원에서 시 군 문화재를 지정, 자체 관리한 사례가 있다. 이들은 95년 이후 조례를 만들어 시 문화재, 군 문화재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칠진농악의 ‘군 지정 무형문화재’ 가능성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말일 수 있다. 정정보도를 요청하기에 앞서 거제향토문화사 등과 거제시지의 진실성 여부 및 당시 관련자들의 증언을 채집해 거제칠진농악 관련 진실을 명확히 하는게 거제시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는게 본지의 판단이다.

아울러 명확치 않은 기록 관련 자료만을 내세우면서 고유의 문화유산이 사라져갈 위기에 처한 상황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는 거제시 문화행정에 다시한번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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