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와 컨소시엄 결렬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단독 참여하겠다는 포스코의 신청을 산업은행이 16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인수전(戰) 판도가 한화와 현대중공업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여러 기업들이 벌여 온 각축전이 맞대결로 정리되면서 경쟁 구도가 단순하고 선명해진 셈이다.

이에 따라 한화와 현대중공업이 최종 승자를 결정하는 핵심 사안인 인수가격을 각각 얼마씩 써냈을지, 비가격 요소와 관련해 산은이 얼마나 비중을 두고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두 회사는 오는 24일께 공개될 산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한화ㆍ 현대重 가격 얼마나 썼을까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은 가급적 비싼 가격에 대우조선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두 회사가 써낸 가격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수전 돌입 당시 GS와 포스코는 풍부한 유동성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최종적으로 입찰 자격을 갖게 된 한화와 현대중공업의 인수자금 조달 계획은 명확치 않았던 측면이 있다.

한화는 비상장 우량계열사의 상장과 전국 각지에 보유한 부동산의 매각 및 유동화, 한화건설 소유 매립지 개발 등을 인수자금 조달 방안으로 밝혔지만 상장 등의 자금마련 방안이 현실성이 있는지를 의심하는 시각이 있었다.

반면 오너십이 강한 회사의 성격상 한화가 공격적인 액수로 입찰에 나섰을 거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7조5천억원을 입찰서에 적었고 그 이유가 한화에서 6조5천억원이라는 무시못할 액수를 써냈기 때문이라는 설(說)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금 보유액인 8조5천억원의 범위 내에서 최선의 가격을 적어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폭락한 사정 등에 비춰 현대중공업이 현금 보유액 한도보다는 상당히 적은 인수가격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가격 외 변수는

비가격 요소인 인수 당위성 측면에서 한화와 현대중공업은 매우 대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한화는 대우조선을 주력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입장이고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1위 조선업체로서 대우조선의 사업력을 자사 수준까지 이끌어 올겠다는 논리를 부각시키고 있다.

한화는 부실의 대명사들이었던 다우케미컬, 한양화학, 구 정아그룹, 구 한양유통, 동양백화점, 대한생명을 인수해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로 성장시킨 사례를 내세우며 산은을 설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설비 및 노하우 공유 등으로 조선부분에서 대우조선의 영업이익률인 8.5%를 자사의 15.7% 수준까지 향상시키면 그것이 곧 시너지 효과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두 후보기업의 취약점이 승자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화는 대한생명 인수에서 보여준 이면계약 등의 편법전례 등이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고 현대중공업은 조선업을 독식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일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도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단란주점 종업원 납치 폭행 사건으로 형사 처벌된 적이 있다는 점, 현대중공업은 동종업체 인수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대우조선 노조에서 반대하고 있는 점 등이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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