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광 칼럼위원
김미광 칼럼위원

요즘 인터넷 매체를 뜨겁게 달구는 사건 중의 하나가 연예인 마약 사건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중저음의 건실하고 성실해 보이는 유명 배우가 룸살롱에서 마약을 여러 차례 투약해 왔고, 이를 빌미로 그 룸살롱의 실장이 그를 협박하여 수 억 원의 돈을 뜯어낸 것이다. 

이 인터넷 기사에 수 백 개의 댓글들이 달렸는데 그 중의 하나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것 같아서 적어본다, ‘대체 뭐가 아쉬워서?’ 이 말처럼 대체 그 유명 배우가 뭐가 부족하고 아쉬워서 마약을 하는지 나는 모르겠다. 그래 촬영이 힘들어서 그랬다고 치자. 배우 생활을 오래하며 수 십 억 원을 벌어서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죽을 때까지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터인데 차라리 그냥 좀 쉬지. 마약이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중독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사실은 이미 뉴스를 통해, 마약에 빠져 인생을 망친 사람들의 망가지고 일그러진 삶을 통해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마약 중독자들이 어둡고 침침한 골목에 마치 좀비처럼 누워 사지를 떨며 마약을 구걸하는 외국 영화의 장면들이 설마 촬영을 위해 만든 세트장의 한 장면이라 생각했던 것인지 도무지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이미 여러 번 유명 연예인들이 마약으로 인해 그 경력을 전부 망가뜨리고 연예계에서 은퇴하고 팬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스크린에서 사라져버린 일을 잊었단 말인가. 어느 뉴스 기사의 제목처럼 돈, 명예 다 가져놓고 왜?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우리나라는 한때 마약 청정국이라 자부했지만 요즘 그 말은 쏙 들어갔다. 대학가에 마약 판매 광고물이 버젓이 뿌려지고 거의 매일 접하는 소식이 마약 관련 뉴스이다. 심지어 엊그제 10대 고등학생이 7억원대의 마약을 국내로 밀수하려다 적발되어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2021년부터 지금까지 잡힌 10대 마약 사범의 수가 1053명이라니 중소도시의 한 고등학교 전교생들이 마약사범으로 잡힌 것이나 다름없다. 이러다 고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마약 단속을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두렵다.

마약에 중독되는 이유는 대체로 세 가지다. 먼저는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스트레스, 우울, 무력감 등의 감정을 달래기 위해 마약을 사용하는 경우다. 두 번째는 육체적 의존성이다. 마약은 육체적으로 중독성이 강한데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해 뇌화학적 불균형이 발생하고 신체가 마약을 필요로 하게 되면서부터 중독이 일어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주변에서 마약을 사용하거나 친구나 가족으로부터 권유, 혹은 영향을 받는 경우 중독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마약은 호기심으로 한번 해본다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삶을 송두리째 거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삶은 두 번 오지 않는 단 한 번의 경기이다. 그 단 한 번의 삶이 마약 중독으로 점철되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심지어 자기 자아마저 잃어버려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비극적인가. 우주에서 단 하나 뿐인 나를 마약 중독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우리의 청소년들이 이 귀한 삶을 어떻게 그렇게 허투루 내팽개치는 일을 자행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다이어트와 불면증 치료를 위해 수면제를 복용하다가 마약 중독으로 이어져 결국 불구속 수사를 받고 티비 교양 프로그램 ‘추적 60분’ 의 인터뷰에 나와 마약 치료와 재활 생활을 공개한 한 가수에 의하면, 마약 투약 이후 남은 것은 5억원의 빚과 연체된 카드값 뿐이며 자신과 부모님의 집을 모두 팔아야 하는 상황이며 빚을 갚기 위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가 한 말을 꼭 전하고 싶다.

“10대 청소년들은 마약에 관심조차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생 자체가 처참히 무너지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