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동 '청화횟집'

바다와 산의 푸르름을 품은 거제는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 큰 섬으로 천만 관광도시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남해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거제신문은 한동안 지면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이집 어때'라는 코너를 [요 어떻소!-거제의 맛&멋]으로 다시 신설해 관광객 및 지역민들에게 거제의 맛과 멋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청화횟집의 '볼락&생선장조림' @사진= 옥정훈 기자
청화횟집의 '볼락&생선장조림' @사진= 옥정훈 기자

거제에는 사시사철 싱싱한 횟감과 해산물이 넘쳐나는 고장이기 때문에 바닷가·시장·번화가를 중심으로 횟집이 즐비해 있으며, 외지인이나 관광객들은 횟집을 고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 밑반찬이 잘 나오거나 저렴한 횟집을 찾는다. 

하지만 거제에서 오래 살아온 토박이나 현지인들은 횟집을 고를 때 어종·크기·회 써는 방법·계절 등을 꼼꼼히 따진다. 재료나 주방장의 솜씨에 따라 다양한 활어회와 음식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디를 가더라도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찾는 맛집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지난 1999년 문을 연 후 25년 동안 고현동사무소와 거제시청 공무원·거제시민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청화횟집(대표 옥경석)도 그런 곳이다. 

청화횟집의 '볼락&생선장조림' @사진= 옥정훈 기자
청화횟집의 '볼락&생선장조림' @사진= 옥정훈 기자

고현동사무소 맞은편에 자리한 청화횟집은 유독 단체손님이 많고 연예인·정치인들 방문도 많은 곳이다.

이는 음식의 깔끔하고 깊은 맛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주인장의 남다른 인심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인장이 지난 20년 가까이 지역 사회복지시설 등에 쌀과 성금을 꾸준히 기탁·전달하고 있어서다. 

그가 그동안 각종 단체에 기탁한 쌀만 10톤이 넘는 등 맛집이 아니라 칭찬업소로 소개해 볼 만하다. 

청화횟집의 '볼락&생선장조림'과 홍합탕 @사진= 옥정훈 기자
청화횟집의 '볼락&생선장조림'과 홍합탕 @사진= 옥정훈 기자

#대표메뉴 밥도둑 생선조림 

거제의 횟집은 주메뉴인 활어회보다 오히려 곁가지메뉴(사이드메뉴)가 더 인기인 식당이 많다. 

청화횟집도 모듬회·세꼬시회·생선구이·매운탕(지리)·회덮밥·물회·생선국밥 등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손님들이 가장 즐겨찾고 사랑하는 메뉴는 '볼락&생선장조림'이다. 

주인장은 좋은 볼락이 없으면 거제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다양한 어종을 맛볼 수 있는 생선장조림을 추천하기도 한다.

낚시꾼들 사이에선 30㎝ 볼락은 50㎝ 감성돔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볼락은 생선맛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대접받는 어종이다. 볼락은 회·구이·탕·조림 등 어떤 음식으로 요리해도 맛있지만 청화횟집은 '조림'에 승부를 걸었다. 

청화횟집은 주문한 요리가 식탁에 오르기 전 홍합탕과 각종 젓갈 및 해초류 반찬이 먼저 나오는데 홍합탕의 뽀얗고 개운한 국물은 청화횟집의 또다른 별미다. 

청화횟집 전경 @사진= 옥정훈 기자
청화횟집 전경 @사진= 옥정훈 기자

볼락&생선장조림은 살이 오른 통통한 생선과 두툼한 무를 썰어 넣고 청화횟집만의 비법으로 담은 특제 비법양념을 넣어 끓여 큰 접시에 담아 나온다. 

볼락&생선장조림은 양념이 생선살에 진하게 배어 있다. 생선뿐만 아니라 비린내와 잡내를 잡아주기 위해 생선을 덮은 무도 골고루 양념이 베여 달큰한 맛을 낸다. 

청화횟집만의 진하고 매콤한 조림 양념은 너무 짜거나 맵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탱글탱글한 생선살이 시각을 자극하고 매콤짭조롬한 조림양념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면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두툼한 생선살을 숟가락으로 떠 입속으로 밀어 넣는다.

조림양념과 흰 쌀밥을 비벼 부드러운 생선살과 함께 먹으면 나도 모르게 "사장님, 요 밥 한 그릇 더 주이소"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청화횟집 내부 모습. @사진= 옥정훈 기자
청화횟집 내부 모습. @사진= 옥정훈 기자

볼락&생선장조림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에 구수한 숭늉까지 들이키면 대접 한번 잘 받았다는 느낌이다. 

식당을 나오려는 순간 청화횟집 차림표에 ‘생선국밥’이라는 메뉴가 궁금해졌다. 주인장 말로는 생선 살과 찹쌀을 갈아 먹는 어죽과 비슷한 음식으로 예부터 거제사람들이 속을 달래기 위해 많이 찾는 음식이란다.

다음에 이 식당을 찾을 때 꼭 한번 맛보고 싶은 음식이다. 펑화횟집의 생선국밥은 미리 예약 해야만 주문이 가능하며 바쁜 시간에는 주문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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