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선원 6명 택시로 부산 이동, 신고 8시간여 만에 잡혀
법무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조사 후 강제 추방 예정

해양경찰이 조사를 위해 선박에 승선하고 있다. /  사진 = 창원해경 제공
해양경찰이 조사를 위해 선박에 승선하고 있다. / 사진 = 창원해경 제공

지난 9일 새벽 사등면 가조도 앞바다에 정박해 있는 명태잡이 원양어선 소속 인도네시아 선원 7명이 무단이탈해 1명이 숨지고 나머지 6명은 부산에서 검거됐다.

창원해양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전 7시34분께 가조도 동방 1.6㎞ 해상에 정박 중이던 5000t급 원양어선 부산선적 A호에서 인도네시아 선원 7명이 무단이탈했다.

애초 러시아 해안으로 조업 계획이었던 A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이동하지 못한 채 지난 4월19일부터 가조도 해상에 머무르고 있었으며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13명과 외국인 선원 45명 등 모두 58명이 탑승해 있었다.

이 선박에서 이탈한 인도네시아 선원 7명은 9일 새벽 1시까지 이 어선에 탑승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이후 보이지 않자 선박 관계자가 7시 34분께 창원해경 상황실로 이들의 무단이탈을 신고했다. 

이탈 선원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인 해양경찰 / 사진 = 창원해경 제공
이탈 선원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인 해양경찰 / 사진 = 창원해경 제공

무단이탈이 확인된 인도네시아 선원은 I씨(98년생), W씨(02년생), R씨(91년생), Y씨(91년생), T씨(99년생), A씨(01년생) 등으로 창원해경은 신고 접수 즉시 경비함정 8척(연안구조정 포함)과 소방차량 4대, 해군 함정 1척, 육경, 지방청 항공대, 민간어선 1척을 동원해 무단이탈자 수색에 나섰다. 

무단이탈 선원 중 A씨(01년생)는 8시57분께 사등면 성포 선착장 인근 해상을 순찰 중이던 통영해경 고현파출소 직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발견 당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별다른 외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발견 후 해경은 이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헤엄쳐 성포항까지 이동하던 중 1명은 사망하고, 나머지는 상륙 후 도주 또는 은신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행방을 쫓기 위해 헬기 2대와 해군 고정익 비행기 1대를 비롯해 육상에서도 군과 거제경찰서 인력을 동원했다. 

A호에서 이탈한 인도네시아 선원 6명이 탈주 후 상륙한 성포항 / 사진 = 최대윤 기자
A호에서 이탈한 인도네시아 선원 6명이 탈주 후 상륙한 성포항 / 사진 = 최대윤 기자

이탈 선원 6명은 신고 후 8시간 정도가 지난 오후 3시45분께 부산시 서구 충무시장 인근의 한 모텔 부근에서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에 검거됐다. 

이들은 어선에서 탈출 후 성포항에서 3명씩 택시 2대에 나눠 탑승한 다음 부산으로 달아났으며 검거 당시 식사 등을 해결하고자 숙소 밖으로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이었던 걸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이들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무단이탈 경위와 함께 동료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한 후 강제 추방할 예정이다.

한편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원양어선 등에서 일하기 위해 비자를 받은 선원이 배에서 육지로 이동하려면 선장 등 관리자의 허가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