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최근 거제기성관 등 8곳에 국가 보물 예고 공고

거제기성관 
거제기성관 

거제지역에서 첫 국가 보물이 나왔다.

최근 문화재청이 기성관 등 8건의 관아(官衙)건축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문화재청 공고 제2021-380호)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기성관 등 8건의 관아건축 문화재는 30일간(11월 1일부터)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의 국가 보물 예고 지정은 예고 기간 중 이해관계자 등 의견제출이 없으면 보물지정이 확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기성관의 국가 보물 지정은 확정된 셈이다. 

기성관은 조선시대 거제현과 거제도호부의 객관으로 1665년(현종 6년) 만들어져 1726년(영조 2년), 1801년(순조 1년), 1892년(고종 29년)의 중수를 거쳐 1909년경까지 기능을 유지했다.

특히 거제기성관은 지난 1974년 해체 수리 당시 종도리 아래에서 창건 당시 상량묵서와 함께, 3건의 상량문이 발견된 것이 이번 보물 지정 예고에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74년 해체 수리 당시 거제기성관에서 발견된 상량묵서, 상량문
지난 1974년 해체 수리 당시 거제기성관에서 발견된 상량묵서, 상량문

  이 상량묵서와 상량문은 승장(僧匠)들이 등장하는 점 등 조선 후기 지방 관아 건축의 건립 상황을 추적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다양한 회화식 지도와 사진 등의 자료도 남아 있어 기성관의 전체적인 원형을 추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기성관은 정면 9칸, 측면 3칸의 직사각형 평면을 갖는 단층 팔작집으로 정청에 해당하는 중앙의 3칸은 지붕 전면을 양익헌* 부분보다 한 단 높게 만들어 정면에서 보면 솟을지붕을 가진 것처럼 꾸민 점이 특별하다.

 뒷면의 지붕은 전체가 같은 지붕면으로 만들어졌으며 전후면의 지붕면을 다르게 구성한 것도 매우 드문 사례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기성관이 행정과 군사적 성격을 갖는 남해안 관아의 객사로 통영 세병관 및 여수 진남관 등과 비견할 수 있는 규모와 형식을 갖추고 있어 보물 지정을 통해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관아는 관원들이 모여 나랏일을 다스리기 위해 지은 건축물로 관원이 나랏일을 보는 곳인 만큼 궁궐건축이나, 사찰건축과는 달리 화려하지 않다. 

다만 구조적으로는 비교적 높은 기단, 익공식 공포, 팔작지붕 등을 사용해 일반민가와 달리 단아하면서도 위엄 있게 지어졌다.

 당시 지역의 중심지에 지어진 관아건축은 전쟁으로 파괴되기 쉬웠고, 근대도시로의 변화과정에서 급격히 소멸되는 등 현재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다.
그나마 현존하는 관아 대부분은 지방에 있고, 일제강점기 이후부터는 대부분 지역에서 학교 나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현지조사 현장 
지난 10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현지조사 현장 

지금까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관아건축은 5건으로, 모두 객사 건물이었지만 문화재청이 기성관을 비롯해 8곳을 지정·예고하고 있어 그 수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에 문화재청이 지정·예한 관아 문화재는 지역적으로는 경남도 1건(거제 기성관), 서울 1건, 대구 1건, 경기도 3건, 강원도 2건이며 행정 체제상으로는 중앙 관아가 1건, 지방 관아로는 감영과 동헌 3건, 객사 2건, 남한산성의 병영 관아 2건도 포함됐다. 

기성관의 보물 지정은 거제 관련 부서의 노력도 적잖았다. 시는 지난해 3월부터 기성관의 보물지정 가치 검토 및 회의를 거쳐 문화재청에 자료를 제출해 기성관 보물 지정을 추진하게 됐다. 

또 지난해 6월 보물지정 가치 검토를 위한 현지조사(문화재청), 2021년 3월 경상남도 문화재위원 현지조사, 2021년 10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현지조사에서 기성관의 가치를 알리는데 풍부한 자료를 제기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기성관이 국가 보물에 최종 지정(12월 초)되면 지역 관광사업과 연계한 문화재 활용에 대한 기대는 물론, 문화재 보수 정비 및 학술연수 예산 확보 등을 지원 받을 수 있어 문화재 보존 및 문화유산 가치 상승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기성관과 함께 국가 보물 지정 예고를 통보 받은 문화재는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 ‘ 대구 경상감영 선화당’, ‘남한산성 수어장대’, ‘남한산성 연무관’, ‘안성 객사 정청’, ‘강릉 칠사당’, ‘원주 강원감영 선화당’ 등이다. 
 

 * 동헌(東軒): 각각의 읍치(邑治)에서 지역행정을 총괄하는 지방관의 집무 공간

 * 국보ㆍ보물 관아건축: 강릉 임영관 삼문(국보), 통영 세병관(국보), 여수 진남관(국보), 전주 풍패지관(보물), 나주 금성관(보물) 등

 * 객사(客舍): 조선시대에는 임금의 상징인 전패(殿牌)를 안치하고, 초하루와 보름에 왕궁을 향해 절을 올리는 곳. 아울러 양쪽 익헌 건물은 사신의 숙소로도 사용.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