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 몇 백만원” 감언이설로 조직망 확충 혈안

<1991년 기성신문 17호 8월31일자 7면> 현란한 문구와 교묘한 조직판매 이론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이른바 피라밋식 점조직 판매가 최근 관내 주부 및 일반인들을 상대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이에 대한 당국의 대책마련 및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과 처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현재 시·군 관내엔 이 같은 점조직 판매방식으로 일반제품의 구매를 유혹하는 저팬라이프와 챔프라인이 등장, 각기 대리점을 개설하고 온갖 상술과 감언이설로 인간사슬을 확장해 가고 있다.

저팬라이프는 일제 자기담요를 1천만원대(2백만원 담요기준 5명 확산)까지 끌어 올려야 1차 라인이 형성, 일정액의 수당을 받게 됨에 따라 파급효과가 일정선에서 주춤거리며 퇴보하는 반면 챔프라인은 이 이론을 축소, 응용하여 단지 두 사람만을 하부라인으로 규정하여 아파트 주부 및 조선소 내 여사원들을 상대로 교묘히 침투해 가고 있다.

저팬 라이프가 지난 봄 크게 성행, 관내 젊은 남성층을 상대로 파급된 반면 챔프라인은 아파트 주부들이나 미혼여성을 상대로 본격적인 판매 작업에 들어가 42만원짜리 일제 비디오 테이프를 구입한 후 1주일 이내에 2명의 하부라인을 형성, 판매할 경우 42만원 본전이 수당으로 할당되며 63만원짜리 카펫을 구입한 후 주위 두 사람에게 선전 판매할 경우 5백40만원의 수당이 지급된다는 터무니없는 감언이설로 유혹의 손길을 뻗고 있다.

그러나 막상 주부들이 이러한 유혹에 속아 물건을 구입한 후 2명의 하부라인을 형성해도 계약 당시엔 눈 가림식 언급으로 일관했던 챔프라인 원리를 세세하게 들먹이며 소액의 수당만을 지급, 더 많은 인원을 확보토록 강요받고 있으며 그나마의 수당지급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채 미적거리며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현읍 고현리에 거주하는 K모씨(33)는 「점조직 판매에 대한 폐해를 알고 있으면서도 이웃의 끈질긴 유혹에 못 이겨 자의반 타의반으로 물건을 구입, 회원이 됐다」며 「현재 주공아파트에만도 1백여명 이상이 챔프라인에 가입됐으며 삼성조선소 내 여사원들도 상당수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윤모씨(42)는 「잘만하면 앉아서 몇 백만원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물건을 구입했다가 남편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듣고 이튿날 취소하려 했지만 절대 반환은 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고 이제는 소액의 수당이라도 건지고자 울며 겨자 먹기로 하부라인을 만들려고 한다」며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했다.

소비자가 필요한 제품을 구입한다는 사실 자체에 하등의 문제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제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이웃이나 친지의 반강제적 구매 요구나 불로소득의 막연한 환상에 사로잡혀 상품자체의 효용가치는 뒷전인 채 물고 물리는 인간사슬의 형성만이 중시되는 작태가 문제이다.

차제에 당국은 이러한 점조직 판매가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철저한 규제와 지도계몽을 서둘러야 할 것이며, 소비자들 또한 점조직의 허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 이상 그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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