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공영 유료주차장 운영, 이대로 괜찮은가?
공영 유료주차장 관리원의 현실

▲ 공영 유료주차장 관리원들이 주차비를 받기 위해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것은 기본이고 차로 위에서 전력질주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은 지난 24일 옥포 국민은행 앞 사거리 오후 3시. 차량의 주차비를 받기 위해 무단횡단하는 주차관리원의 모습.

#1. 클락션이 울렸다. 걸음을 멈추니 사거리 한가운데였다. 주차비 미납 운전자를 쫓다 규정속도 시속 60㎞인 도로 한복판에서 각종 욕설을 다 들어야했던 A씨(49).

#2. 주차비 안 내고 가려는 차량을 막다가 차량에 치여 전치 3주 갈비뼈 부상을 입은 B씨(54)와 지나가는 차량에 손이 스쳐 골절상을 입은 C씨(49).

#3. 차에서 내리면서 쓰레기를 버려달라고 건네면서도 주차비용은 내지 않겠다는 이에게 불친절 신고까지 당한 D씨(58), 주차비를 주겠다던 차량 운전자가 창문 밖으로 돈을 던져 오가는 차량을 피하면서 동전을 주워야했던 E씨(47).

공영유료주차장 관리원들이 분별없는 일부 악성 시민들 때문에 위험에 노출된 채 일하고 있다.

주차관리원을 하다 보면 주차비를 내지 않고 슬며시 차를 빼려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래서 주차비를 받으려고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것은 기본이고 차로 위에서 전력질주 하기 일쑤다. 당연히 매우 위험하다.

한술 더 떠 차량 운전자에게 모욕적인 말을 듣고 심지어 쓰레기를 얼굴에 맞는 경우도 있다. 가장 위험한 부분은 항상 부상을 입을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주차비 500원을 안 내려고 도망가는 차량을 막다가 부상을 입은 주차관리원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주차관리원이 어쩔 수 없이 도로로 뛰어들면 차를 운전하거나 걸어서 지나가던 다른 시민들까지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공영주차장 관리원들이 항상 위험에 노출된 채 일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은 쉽게 개선될 여지가 없다. 공영유료주차장을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하는 개인 및 단체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더 많은 주차관리원 고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거제시 교통행정과에 따르면 거제시 공영유료주차장은 15곳이고 모든 공영유료주차장을 개인 및 단체에 위탁운영한다. 도로변에 있는 공영유료주차장 중에서 약 85%에서 주차관리원 1명이 양방향을 모두 담당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한쪽 길옆에서 주차비를 받던 주차관리원이 반대쪽에서 출발하려는 차량의 주차비를 받으려고 무단횡단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된다. 주차비를 받으려 갑자기 차로에 뛰어든 주차관리원 때문에 차량들이 급정지하는 모습이 위험천만하다.

주차관리원 F씨는 "무단횡단이 위험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차비를 내지 않고 도망가는 경우가 많다"며 "임시방편으로 주차비 선지불을 요구하지만 협조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제시 교통행정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수십건씩 시민들의 공영주차장 관련 민원이 접수되지만 주차관리원들의 민원은 '0'건이다. 주차관리원 A씨는 "혹여라도 우리 업체에 피해가 갈까 싶어 어디에 토로할 수도 없어 속만 썩일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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