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⑤]다문화가정, 그리고 2세…진정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5 제주의 다문화 정책과 교육 현장에서 배운다

 

방문교육 지도사 부족 대기자 급증…등록되지 않은 결혼이민자 혜택서 소외
제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2014년 삶의 터전 이해하는 인문학 강좌 개설해
제주도, 올해 참여방식 사업으로 전환…도교육청, 원어민 교사 채용 인재양성

 
인문학 강좌로 새로운 교육 방법 제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제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인문학 강좌를 통해 다문화가족 간 소통과 지역사회 정책을 꾀하고 있다. 설문대 어린이 도서관에서 지난 6월부터 토요일마다 운영되고 있는 인문학 강좌 '가족, 그리고 제주도'는 총 12회기로 진행된다.

강영미 설문대 어린이도서관장, 우상임 작나무 대표가 강사로 참가해 가족극, 문화체험, 그림책과 음악이 있는 공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 활동 자료를 모아 다문화 가족만의 그림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김정우 센터장은 "이 사업은 다문화가족의 소통과 그들이 살아온 곳, 앞으로 살아갈 삶의 터전을 이해하고 보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면서 "그림책을 통해 독서의 중요성을 알리고 다문화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게 된다"고 말했다.

제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인문학 강좌는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한 '행복한 청소부의 의자'가 시발점이었다. '행복한 청소부의 의자'는 독일의 동화작가 '모니카 페트'가 지은 그림책 '행복한 청소부'를 기반으로 했다.

인문학 강좌 참가자들은 동화 속 주인공인 행복한 청소부처럼 음악과 문학을 감상하며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또 직접 연극을 준비하고 공연을 하면서 '참 행복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아나갈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 센터장은 "당시 인문학강좌에 참여한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면서 "어른들 또한 나를 이해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제주도 다문화사업, '지원' 중심에서 '사회참여' 전환

올해부터 제주특별자치도는 기존 일회·시혜성 사업의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에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역량강화와 사회참여 활동 확대에 사업의 중심을 둔다는 것이다. 특히 다문화가족의 거주기간 장기화에 따른 가족 내 세대 변화와 자녀 성장 등을 반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6년 제주특별자치도 다문화가족 지원 예산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 등을 포함해 19억9500만원이다. 이 가운데 국비 지원사업을 제외한 자체사업은 지방보조금 지원대상 공모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시, 서귀포시는 각각 닮은 듯 다른 사업을 운영한다.제주특별자치도는 결혼이민자 맞춤형 취업지원, 다문화가족 자녀 사회통합 지원, 다문화가족 역량강화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 및 사업지원, 다문화가족지원단체 사업, 인식개선 사업 등 11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 및 사업지원, 찾아가는 다문화가족 프로그램, 인식개선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공모사업의 다문화가족 분야, 다문화가족 자녀 분야, 다문화가족 사회경제 활동분야, 다문화 인식제고 분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사회경제활동 분야는 지역 내 취업지원 기관 연계를 통해 결혼이민자에 맞는 직종 발굴 및 직업훈련으로 괜찮은 일자리 진출과 이를 통한 사회활동 확대를 위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작년 베트남 원어민 교사 채용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 원어민 교사 1명을 채용해 제주시내 4개 학교에 배치했다. 채용된 교사는 지난해 10월 호치민 국립인문사회과학대학교 한국학과를 졸업한 팜 홍안씨다.

한국어에 능통한 팜 홍안씨는 일주일마다 학교 한 곳씩 방문해 학생들에게 기초 베트남어와 베트남 문화·경제 등을 가르친다. 제주에서의 적응이 끝나면 다문화가족 등 교육 수요자들이 희망할 때마다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2015년 기준 제주도내 베트남 다문화 학생 수는 총 263명이다. 중국(조선족), 필리핀 등 다른 국적과 비교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 6월 베트남 하노이국립인문사회대학교, 호치민국립인문사회과학대학교와 '양국간 교사 파견 및 학생교류 협정'을 체결, 베트남 원어민 교사 채용을 본격 추진해 왔다.

제주도교육청은 베트남 원어민 교사 배치를 통해 베트남 다문화 가족의 안정적인 생활과 자녀들의 이중언어 습득, 문화적 충돌 등으로 인한 사회갈등 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베트남 문화와 교육에 대한 학교현장과 교육 구성원들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베트남과 교류협력이 강화돼 제주의 인재들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명문대학으로 진출하는 기반이 빠르게 조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이혜진 주무관은 "앞으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를 줄이고 아시아 여러나라의 원어민 보조교사를 초빙해 아시아 등지에서 역량을 펼칠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데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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