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④ - 다문화가정, 그리고 2세…진정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다문화가정 교육, 지역사회 역할은

대전 한마음 교육봉사단, 체계적 교육시스템 및 프로그램 개발
'엄마를 통한 자녀 교육'에 방점…가족 멤버십 교육 운영 지속
검정고시 합격 다문화 엄마들, 열정·자신감 갖고 자녀교육 임해

 
문제의 해결책은 교육에서 출발

한마음 봉사단의 활동은 다문화 교육의 문제를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에서 출발했다.

KAIST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인 최병규 단장은 "예비며느리와 다문화 교육에 관한 공부를 함께 하면서 심각성을 인식해 다문화 대안학교를 설립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당시 서울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던 김도연 현 포항공대 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그 심각성을 공감하게 됐다. 그 후 서울대와 카이스트의 교수들을 모아 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다문화 엄마를 통한 자녀교육을 핵심사업으로 한 이유에 대해 최 단장은 "다문화 교육을 위한 단체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해답을 찾았다"면서 "3년 동안 대전다문화중점학교에서 근무한 교사가 '엄마가 교육에 나서지 않는 이상 답이 없다'는 말에 결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현재까지 교육 수강생들의 반응은 아주 좋다고 한다. 교육에 참여해 실력을 갖추고 검정고시에 합격함으로써 다문화 엄마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자녀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엄마와 자녀가 서로 교감하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 교육효과 역시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다.

최 단장은 "다문화 자녀들도 똑같은 우리나라 2세들"이라면서 "이들이 우리사회의 문제가 될 수도, 자산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적 차원에서 다문화가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앞으로는 같은 뜻을 가진 공동체들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다문화 교육시스템에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공동체로서의 연결고리가 형성돼야 한다"며 "한마음 교육봉사단의 프로그램이 다문화가정 교육을 뛰어넘어 모든 자녀들을 위한 교육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자생력을 키워라, 대구 ODS 다문화연구소

대구 ODS다문화연구소(소장 이나영)는 고학력 경력단절여성과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ODS다문화연구소가 가장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다양한 과목의 강사양성이다.

이주민이라는 기본 핸디캡을 갖고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세계문화지도사 양성과정을 운영해 세계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는 강사를 길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나영 소장은 "세계문화지도사 양성과정을 통해 양성된 강사가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다문화지원센터·학교·기업 등에서 강의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내·외부 수강자를 합치면 연간 1000명 이상이 우리의 프로그램으로 강의를 듣는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각 학교에서는 다문화관련 교사연수가 연간 2시간 이상 실시하도록 의무화돼 있지만 대부분 온라인으로 듣고 만다"면서 "하지만 직접 연수를 받은 교사들의 경우 재수강 요청이 90%에 이를 정도로 강의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교재판매, 통·번역서비스는 ODS다문화연구소가 강점을 가진 수익사업이다. 초기 출판사로부터 위탁을 받아 10개국의 동화책 번역사업을 맡았다.

이 소장은 "현재로서는 가장 활성화가 덜 된 사업이지만 앞으로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며 "서적을 출판하고 판매함으로써 강의가 없는 시기에도 꾸준한 수익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문화가정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앤 옹달샘 작은도서관 운영은 ODS다문화연구소의 자랑거리다. 이 소장은 "ODS는 다문화가정 결혼여성을 위해 설립됐지만 이들이 계속적으로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살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도서관을 설립했다"며 "처음엔 다문화 작은 도서관이라고 하려고 했지만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고,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옹달샘 작은도서관'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ODS는 비인가 대안학교이면서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회적 기업이다. 이러한 기업이 계속해서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보다는 기업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이 소장의 지론이다.

그녀는 "사회적 기업들이 자생력을 키워가면서 서서히 성장했다면 보다 많은 성장을 이뤘을 것"이라면서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은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 소장은 "정부의 지원은 사회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시설비 등 간접적인 부분에 집중돼야 한다"며 "각 지역의 특성에 맞고, 사회적 기업에서 꼭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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