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올해 5500여 그루 대상 수액 36만 리터 채취 계획
본격 채취시기 맞아 오는 2월7일 고로쇠 약수제 개최

거제산 명품 고로쇠 수액 채취가 본격 시작됐다. 거제시에 따르면 올해 지역 내 고로쇠나무 5500여 그루를 대상으로 수액 36만ℓ를 채취할 계획이다.

특히 산림청은 기존 채취지역에 더해 7개 마을 임야 33㏊에 수액 채취를 허가해 2만9000ℓ를 추가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시는 전체 약 36만ℓ의 고로쇠수액을 채취해 8억여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제산 고로쇠 수액은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한 달 보름간 채취하지만 올 겨울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채취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지역 농가의 시름이 깊기도 하다. 고로쇠 수액은 겨울철 전형적인 삼한사온 날씨를 보이면 채취량이 증가하지만 지속적인 추위와 가뭄에는 줄어든다.

이에 시는 매년 수액 채취에 앞서 농가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데 채취 횟수를 그루당 1년에 1회로 제한하고 있다. 거제산 고로쇠 수액은 다른 지역보다 한 달 가량 빨리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며 올해 가격은 예년과 같이 20ℓ 한 통에 4만~5만원 선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식수보다 칼슘 약 40배, 마그네슘 30배 함유

거제시 내에서 고로쇠 수액을 주로 채취하는 산은 군락지가 있는 노자산(老子山·565m)과 가라산(加羅山·585m), 북병산(北屛山·465.4m) 등으로 이곳에는 대부분 수령 50년 이상 된 큰 나무들이 즐비하다.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수로 거제시 관내에는 약 2만여 그루가 자생하며, 연간 고로쇠 약수 생산량은 20만 리터 가량 된다.

거제시에서는 고로쇠약수협의회를 구성해 공동작업으로 채취하고 판매하고 있다. 고로쇠약수는 마그네슘·칼슘 등 각종 미네랄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근래 무공해 건강음료로 각광받고 있다.

고로쇠 수액 1ℓ에는 골격을 형성하는 중요한 영양소인 칼슘이 63.8㎖, 혈압을 조절하며 혈압질환을 예방하는 영양소 칼륨 67.9㎖, 성장과 골격구조를 형성하는 망간이 5.0㎖ 함유돼 있다.

또 빈혈에 좋고 임산부 산후조리에 좋은 철과 신경계통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영양소인 마그네슘이 4.5㎖가 포함돼 있고 허약·피로·탈수 현상을 방지하는 아연·황산·염소·당분 등 10여 종의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식수와 비교결과 칼슘은 약 40배, 마그네슘은 약 30배나 많이 함유하고 있다.

고로쇠의 효능은 단연 돋보인다. 먼저 숙취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내장기관의 노폐물 제거와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비뇨·변비·류머티스·관절염·위장병·신경통·피부미용에 좋고 신장병·이뇨작용에 특효가 있으며 산후통에 효험이 있으며 이 수액을 마시고 한증(사우나·찜질)을 하면 노폐물이 빠져나와 성인병 예방에 좋다. 이와 함께 성인이 하루에 20ℓ까지 마셔도 배앓이를 하지 않는다고 전해지고 있다.

고로쇠 수액판매 및 행정의 역할은

가짜 고로쇠수액 파동으로 명품 거제고로쇠 수액판매에 대한 운영의 묘미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거제고로쇠협회 관계자는 거제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거제 특산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행정이 더욱 열정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양운 협회장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양대 조선소가 설날 등 명절 선물 등으로 상품화해야 하고, 조선사 또한 지역 농가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구입에 적극 나서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또 거제시 등 행정과 정부에 대한 건의도 전했다. 그는 "순천·광양·남원 등 현재 고로쇠를 생산하는 모든 지자체에서 농가 소득증대를 위해 대당 800여만원 상당의 살균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타 지역에 비해 거제시에서는 사실상의 지원이 없어 거제 고로쇠가 그 유명세만큼 전국 명물로 거듭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유림을 무상으로 공급받은 산림조합 도지부가 농가에는 유상으로 임대해 주는 데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김 협회장은 "거제지역의 경우 고로쇠 군락지가 거의 국유림에 서식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산림조합 도지부로부터 일정액을 지불하지 않고서는 국유림을 임대할 수 없어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지 못한다"면서 "이같은 문제는 농·어민을 위한다는 정부시책에도 크게 어긋나는 처사로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약수제는 열리는데
거제시 고로쇠수액협의회는 오는 2월6일 오전 11시 동부면 참조은 마을(거제 구천권역 도농교류센터)에서 협의회가 주최하고 거제시가 후원하는 고로쇠 약수제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산신제와 함께 고로쇠약수 시음회와 고로쇠 떡국 시식회도 열릴 전망이다. 이처럼 약수제 등 본격 채취를 앞두고 있는 명품 거제고로쇠의 미래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하는 전라도 권역에서 지난달 가짜 고로쇠 수액이 적발돼 이에 대한 여파로 거제와 하동 등 경남지역 고로쇠 수액 농가들이 판매량 감소 등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파로 최근 동부면 등 도로변의 고로쇠 수액 판매장을 찾아오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고 온라인 전화 주문량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로쇠협회 소속 농가들은 "가짜 고로쇠 수액 사건으로 경남지역 고로쇠 수액의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하고 있다"며 "고로쇠협회는 수액 채취 전에 생산자 교육을 시행해 위생적으로 생산·판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양운 거제시고로쇠협회장은 "거제고로쇠는 타 지역보다 일찍 생산될 뿐 아니라 해풍을 받아 미네랄이 풍부해 성분이 뛰어나기 때문에 타 지역과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내달 초 약수제를 기점으로 본격 생산해 농가소득은 물론 지역경제에 한 몫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달 18일 값싼 단풍나무 수액에 지하수와 사카린을 섞은 가짜 '광양 백운산 고로쇠 약수'를 제조해 광양과 순천지역 일대 식당 등 30여곳에 1만5000여통(1통 18ℓ) 5억1000여만 원 어치를 판매한 30대 유통업자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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