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동현 선수 남자부·구례군청 조현주 선수 여자부 천하장사 등극
모두 16개 시·도 720명 선수 참가…협소하고 낡은 경기장 옥에 티

아마추어 씨름왕을 가리는 뜨거운 모래판에서의 한판이 거제에서 펼쳐졌다.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한 제7회 국민생활체육 大천하장사씨름대회가 지난 20일부터 4일간 거제시체육관에서 열렸다. 국민생활체육전국씨름연합회와 거제시씨름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16개 시·도에서 선발된 720명의 선수가 참가해 우승 상금 1000만원을 놓고 뜨거운 각축전을 벌였다.

대회 첫째날부터 여자 매화급(60㎏ 이하)·남자 청년부·여자 국화급(70㎏ 이하)·남자 중년부·여자 무궁화급(80㎏ 이하)·남자 장년부의 예선과 4강·준결승·결승전이 순서대로 치러졌다.

대회 셋째날부터 치러진 大천하장사 예선을 통해 올라온 남녀 각 8명의 선수들은 대회 마지막날 천하장사를 놓고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씨름은 구기종목의 인기에 밀려 사양스포츠로 전락할 뻔했지만 2012년 씨름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게 됐다.

씨름진흥법에 따르면 우리민족 고유의 문화이자 체육활동인 씨름의 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국민의 체력증진과 건강한 정신함양 및 씨름의 세계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또 국가·지방자치단체는 씨름의 진흥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마련해야 하며, 국민의 자발적인 씨름 활동을 보호해야 한다.

▲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한 제7회 국민생활체육 大천하장사 씨름대회가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거제시체육관에서 열렸다. 전국 16개 시·도 720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경남의 김동현 선수와 구례군청 조현주 선수가 남·여부 천하장사에 등극해 상금 1000만원과 황금소 트로피를 받았다. 각종 경품과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된 제7회 大천하장사 씨름대회는 대회기간 동안 명승부를 연출하며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씨름은 레슬링·유도와 비슷하지만 경기장 중앙에서 서로 무릎을 꿇고 시작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자신을 낮추고 서로를 존중하며 예의를 깍듯이 지켜야하는 운동이다.

또 자유로이 서서 시작하는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몸의 중심인 허리와 허벅지를 샅바로 고정해 중심잡기 힘들고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서로의 중심을 무너뜨리는 운동이다. 힘과 기술, 상대를 파악하는 판단력과 자유롭게 중심이동을 할 수 있는 유연성이 요구된다.

국민생활체육경상남도씨름연합회 윤경호 전무는 "7회까지 씨름대회를 이어 오면서 방송중계를 통해 홍보를 펼친 결과 대중의 호응도와 관심이 증대됐고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됐으며 인프라가 구축되는 등의 많은 성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거제가 씨름의 불모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의 수고로 대회를 유치할 수 있어 뿌듯하다"면서도 "실내체육관이 협소하고 낙후돼 경기장을 더 화려하게 꾸미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자선수들의 기량이 날로 발전하고 있어 거제시에도 여자 씨름단을 창단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대회에서는 경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경남의 김동현 선수와 구례군청의 조현주 선수가 영예의 대천하장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각각 우승상금 1000만원과 황금소 트로피가 전달됐다. 청년부 우승을 차지하기도 한 남자부 大천하장사 김동현씨(마산삼진고 교사)는 "학교 일정에 쫓겨 연습할 시간이 없어 늦은 시간까지 남아 연습을 해야했던 것이 힘들었지만 이렇게 우승하니 기쁘고 운동한 보람을 느낀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 중계로 경기를 지켜봤을 제자들에게도 "평소 무섭고 까다로운 선생님이라도 너희들을 위하는 것이고 늘 진심으로 대하고 있으니 항상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대회를 마치며 윤경호 전무는 "씨름장을 찾으신 여러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시간이었길 바라고 씨름과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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