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나무 '거제유자'를 아십니까
대학나무 '거제유자'를 아십니까
  • 곽인지 기자
  • 승인 2014.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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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C 풍부해 감기예방·피부미용 탁월…농가 소득원으로 대학등록금 일조
다양한 상품개발로 대표 거제특산품 인정…생산자ㆍ가공업체, 상생의 길 모색

올해도 어김없이 유자의 계절이 돌아왔다. 찬바람에 언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유자차 한 잔. 뜨거워 식히려 호호 불어 마시면 그 진한 유자향이 방안 가득 퍼진다. 입과 코로 마시는 유자차는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그 중 으뜸인 거제 유자.

겨울철 감기예방에 특효인 '유자 씨'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만나러 가는 길, 그녀의 울퉁불퉁 노란 얼굴이 떠올라 미소가 번진다.

일본에서 들여온 산근계의 선발육종 중 남해의 '남해1호' '남출', 거제의 '다정' '남출'이 대표적인 품종이다. 유자의 재배는 중국의 양자강 상류가 원산지로서 사천성·호북성·운남성 및 티베트에 걸쳐 야생에서 자라며 일본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세한 기록이 없어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통일신라 문성왕 2년(840년)에 장보고가 당나라 상인에게 선물로 받은 유자를 가지고 오다가 풍랑을 만나 남해에 안착할 때 도포 자락 속에 있던 유자가 깨져 그 씨앗이 남해에 전파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세종실록 31권에는 '세종 8년(1426년) 호조에서 전라도·경상도 일대에 유자를 심게 해 착과량을 보고하게 하고 직접 감사가 작황을 조사해 상납하게 했다'는 기록을 엿볼 수 있다.

역사 깊은 거제유자는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유자를 재배하는 농가가 거의 없어 가격이 높아 "한 그루만 있어도 자식 대학보낸다"는 '대학나무'로 불릴 정도였다. 그러나 1975년 한파로 인한 밀감의 피해를 대체하기 위해 유자를 권장하면서 재배가 확대됐다.

1972년  0.7㏊ 정도의 소규모로 재배해오다 유자차의 수요증가로 유자가격이 상승하면서 1989년 143㏊로 재배면적이 증가했다. 그러나 1997년 433.1㏊, 1700톤으로 생산량이 증가하며 가격이 하락해 현재 143㏊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자의 꽃눈은 1월부터 생기기 시작해 3월까지 성장한다. 5월 유자꽃이 만개하고 열매는 6월부터 맺어 커지면서 9월 말에 익기 시작해 11월부터 수확한다.   

향이 좋고 과육이 부드러우나 껍질이 울퉁불퉁하고 신맛이 강한 유자는 비타민C가 풍부해 감기예방과 피부미용에 탁월하며 리모넨 성분은 목의 염증과 기침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다. 또 구연산은 레몬의 3배로 피로 회복에 좋으며, 골다공증·중풍 예방에 특효라고 널리 알려져 왔다.

유자는 평균기온 12~13℃ 내외의 온화한 기후에 적합한 온대성 유효성분이 많은 점질양토에 적합하며 배수에 좋은 산지에 재배해야 저온피해를 줄일 수 있다. 거제의 기후·지형적 조건이 유자 생장조건에 알맞고 태풍에 강해 거제의 특산물이 될 수 있었다.

1997년 전국 과실 품평회에서 대상인 농림부장관상을 수상하면서부터 거제 유자의 우수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상품화도 가속화 돼 유자청·유자막걸리·유자빵 등 다양하게 개발돼 왔다.

특히 유자청은 타 지역의 유자가공방법과 달리 유자즙과 씨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유자향의 휘발을 최소화해 유자향이 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거제 기후가 재배환경에 적합하고 우수한 가공법의 개발로 동남아를 비롯해 중국·일본까지 수출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거제 대표특산품으로서 거듭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유자는 신맛이 강해 과육보다는 외과피를 섭취하는 과일이므로 반드시 가공을 해야 한다는 점이 타 과일과 다르다.

생과를 수확해 판매하는 타 과수의 판매시스템과는 달리 유자의 판매는 가공업체와의 계약 조건이 선결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생산량과 원자재원가 등에 따라 농가의 수익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 윤명수 원예특작담당 주무관은 "활황기 때 유자재배 농가들이 작목반과 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해 운영해왔으나 영세한 농가의 자금문제로 파산하기에 이르렀다"며 "2000년도에 생산자 위주의 거제유자연구회를 발족해 현재까지 170명의 회원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자연구회를 통해 6개의 가공업체와 연계해 거제유자의 홍보와 상품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생산자와 가공업체의 상생을 강조하는 그는 "농산물이다 보니 수확과 유통시기가 정해져 있어 적기에 판매를 해야하는 농가가 제일 약자다"며 "가공업체도 최대한 농가의 수익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자생산농원대표 A씨는 "올해는 유자 꽃눈이 왕성하게 성장할 시기에 이상저온 현상으로 유자의 작황이 좋지 않아 전년 대비 수확률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며 "가뜩이나 유자가격하락으로 어려운데 올해는 더 힘들 것"이라고 걱정을 내비쳤다.

윤 주무관은 "이같은 격년결과(해거리)에도 변함없이 특화상품으로 유자청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재료사용과 혼합재료의 비율을 정해 가공업체가 이를 준수해야 한다"며 "앞으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는 농가가 늘어 거제만의 특화된 상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제하면 유자, 유자하면 거제. 방안 가득 퍼지는 유자향이 전국으로 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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