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를 지키는 육상경찰이 있다면 바다를 지키는 해양경찰도 있다. 뜨거운 햇볕만큼 불타는 열정으로 해변 혹은 바다 위에서, 때로는 공중에서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해양경찰청에서 규정한 '물놀이 안전사고 대응 지침'에 따라 해수욕장 수난구호 및 구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사전에 긴급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해당지역의 안전순찰은 물론, 육경과 함께 방범과 치안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거제에서 통영해양경찰을 만날 수 있는 곳은 3곳, 학동과 구조라, 와현 해수욕장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가 실제 근무지만 휴가철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이 곳에서는 그들에겐 밤낮이란 없다.

"상황센터에서 알립니다. 바다 깊은 곳은 위험하오니 물놀이를 즐기시는 분들은 경계선 밖으로 나가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방송이 센터에서 반복해 울려 퍼질 때면 망루에 있던 해경도, 해변을 순찰하던 해경들도 일제히 '매의 눈'이 된다. 행여나 한 명이라도 놓칠세라 잠시동안은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해경들은 수상오토바이조, 순찰구조조, 망루감시조, 센터상황대기조 4개조로 나누어  활동한다. 수상오토바이조는 2시간마다 1회씩 바다가운데에서부터 수상오토바이를 타고 경계선을 따라 횡단하며 지정해 둔 안전선 밖으로 나간 이용객들을 통제하고, 혹여 보지 못하는 깊은 수심에서 위급상황이 없는지 살피는 일을 한다.

순찰구조조의 경우는 해변 및 도로를 도보로 순찰하며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차단해 막는 일을 하고 있다.

모래사장과 센터 꼭대기에 있는 망루에 배치된 망루감시조는 해수욕장의 전체적 시야를 확보해 수시로 위급사항을 감지하고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을 통보받는 센터상황대기조에서는 민원을 처리하거나 해경업무 전체를 통괄한다.

여름철 해수욕장에 배치되는 해경은 전투경찰(전경)과 경찰로 구성돼 있다. 해수욕장 개장 시기가 되면 각자 원하는 곳에 지원하여 배치되는 지원 형식 파견이 대부분이다.

그렇게 거제 뿐만아니라 통영·사천·남해 등에 파견되는 해경들이 함께 인명 구조교육과 해상적응훈련을 3일간 거쳐 YMCA·적십자·한국구조협회 등에서 주어지는 자격증을 취득하면 완벽한 파견 자격이 주어진다.

해수욕장별로 들어보는 해경들의 이야기

학동 = 학동해변 방석진 팀장은 "거제 최고의 피서객을 자랑하기 때문에 그만큼 감수할 위험도 크다"고 말한다. 하지만 몇 년간 피서로 인한 인명사고는 전무해 큰 위험은 없지만 '생명'이 걸린 문제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철칙이다. 11명의 인원이 2인1조가 되어 수상오토바이조, 순찰구조조, 망루감시조로 순환하며 센터대기조의 민원업무는 119소방요원들과 함께한다. 가장 잦게 일어나는 부상은 몽돌로 인한 화상 및 찰과상이지만 바닷물이 유난히 찬 편이라 심장마비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구조라 = 만조가 되면 수심이 2m50cm가 되는 곳으로서 지난 18일에는 만조 1시간 전 익수사고가 발생했다. 익수자는 무사히 구조돼 목숨을 건졌지만 올해 가장 해경들의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고. 덕분에 더 세심한 근무가 이루어지고 있다. 구조라는 모래해변으로 백합조개가 많다. 이리저리 구르다 잘게 부숴진 백합조개로 인한 상처가 피서객들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 주말이면 10명의 해경들이 학동과 마찬가지로 돌아가며 48시간 순환근무를 한다. 구조라해변 김병헌 팀장은 "쉬지 않고 해경으로서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며 "하지만 모든 것을 우리에게 의존하기보다 사전에 미리 공표하는 안전규칙만 잘 지켜준다면 큰 사고를 피할 수 있다"고 피서객들의 안전을 우려했다.

와현 =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많은 와현해변팀 해경들이 가장 주의하고 있는 점은 왼편에 있는 암초로 인한 충돌사고와 오른편에서 움직이는 유람선과의 충돌사고다. 와현해변팀 강황인 팀장은 "유람선과 암초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경계선을 쳐 놨지만 그래도 무모하게 달려가는 사람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와현해변에서 근무하는 해경들은 일근 6명. 학동과 구조라와 같은 업무를 1시간에 한 번씩 6명이 돌보고 있다. 얼마 전 독성이 강한 해파리의 출몰로 사고위험이 있었지만 순찰 해경의 눈에 먼저 띈 덕분에 인명피해는 없었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그들은 "해파리를 발견하면 신기하다고 만지지 말고 신고를 우선해야 하며, 가족단위 피서객들은 자녀들의 행동통제를 각별히 부탁드린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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