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블루시티영상기록관 개설

전국 최초로 사이버 영상기록관 개설…올해 안에 1213점 공개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거제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 고취 기대

반 세기 전, 일 세기 전 거제의 모습은 어땠을까. 그동안 꽁꽁 숨겨져 왔던 수십년 전 거제의 희귀한 모습들이 정체를 드러낸다. 비극적인 식민지와 전쟁, 고통스러운 가난에 허덕이던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으로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마치 파노라마를 보듯 한 눈에 볼 수 있게 됐다.

또 더 나아가 거제시가 천혜의 환경으로 블루시티로 거듭나기까지, 양대 조선소로 조선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을 선배들의 생활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새롭게 열리는 '시간의 문'

거제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사이버 영상기록관인 '블루시티 영상기록관'을 개설하고 올해 안에 1213점의 희귀사진 및 영상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거제시가 일정기한이 지나면 폐기되는 기록물들을 체계적으로 보존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2012년 영상기록관 창설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시는 단순 수집 보존하는데만 그치면 소중한 자료들이 알려지지도 못하고 사라질 수 있다고 판단해 시민들도 쉽게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고 거제를 알아가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영상기록관 형태로 계획했다.

이를 위해 기존 행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옛날 사진 및 영상물을 포함해 오래전 거제의 역사를 함께 해 온 민간인들의 도움을 받아 자료수집에 나섰다.

하지만 자료취합이나 공공기관 및 민간 개개인이 일일이 자료를 수집하기가 쉽지않아 거제시는 지난해 3월부터 기록물관리계(이하 관리계)에 사업을 전담시켜 본격적인 자료수집에 착수했다.

관리계가 자료를 수집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누구에게 어떤 자료가 있는가'에서 출발해 '자료의 의미 해석'에 있었다"고 관계자는 그 동안의 노고를 설명했다. 또 민간인들이 가치있는 개인 소장자료를 쉽사리 내어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앞섰다는 것.

하지만 민간에서 생각 외로 '좋은 일'에 대한 기부에 선뜻 응했으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다른 소장자들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이어주기까지 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러한 적극적 도움으로 현재 수집된 자료는 사진 2414점, 동영상 14점, 서적 15권, 고문서 917점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토사학자 김의부 씨를 비롯해 전 시사편찬위원 이승철·전갑생 씨, 심관 전 의원 등이 기부에 동참했으며 이재언 통장, 수월초 윤일광 교장과 김근영 새마을지회 사무국장, 재부향인인 임채호 씨 등이 소장자료 기부에 힘을 보탰다.

이밖에도 국가기록원과 거제교육지원청에서도 자료기부에 도움을 줬으며 지금도 더 좋은 자료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할 자료는 사진 1211점과 동영상 2점. 나머지 서적과 고문서 등은 기부자의 의견에 따라 정식으로 기부되는 대로 즉시 공개할 예정이다.

관리계는 수집된 자료의 공개를 위해 시 홈페이지에 영상기록관 코너를 마련하거나 따로 홈페이지를 개설해 시대별·메뉴별로 사진 및 동영상자료를 각각 따로 메뉴에 두는 방법으로 전시할 예정이다.

또 이해를 돕기위해 사진의 내용설명을 곁들이고 사진설명에 대한 오류나 미흡한 부분이 발생할 시 언제든 피드백이 가능할 수 있도록 '소통메일'을 열어두고 조언을 구하도록 할 계획이다.

블루시티 영상기록관 문제점과 향후 미래

기록물관리계 옥상종 계장은 "이번 사업은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사업인만큼 참고할 만한 경험이나 사례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역사적인 사료는 검증이 쉽지않을 뿐만 아니라 항상 크고 작은 오류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문제점들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발생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개선·보완할 것인가는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대한 기대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자료의 수집 및 정리, 편집 등 기록물담당 실무팀들이 직접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촬영 이외의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용절감 효과를 얻었다.

이처럼 저렴한 비용 대비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거제의 옛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역사의식 고취에 큰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집된 자료들은 역사적 자료가 필요한 학생들이나 사료를 꾸준히 연구하는 사학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잊혀져 가고 있는 옛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함으로써 거제 역사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학부모 한 사람이 찾아와 자녀의 과제 일로 거제에 대한 사진자료가 필요하다며 자료를 요청해 왔다"는 기록계 관계자는 "아직 영상기록관 사업이 시민들에게 공개되기 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역사자료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는 말로 기록관 개관으로 예상되는 효과를 설명했다.

옥상종 계장은 "시민들이 단순히 옛 추억을 떠올리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과거가 있기에 미래가 있다'는 역사의식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라는 확신으로 이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학생들 뿐만아니라 거제를 고향으로 두고 떠난 지역민들에게도 거제인으로서 공동체의식을 확인시켜주는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상물기록관은 올해 안에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수집된 자료를 파일로 제작하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완성의 한계선을 두지않고 계속 자료수집과 사업개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작업인 만큼 '계속적인 진행'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단 공개 후에는 시민들의 반응을 볼 수 있는 홈페이지를 별도로 구축해 소통메일보다 더욱 빠르고 직설적인 피드백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 다운로드로 인한 지적재산권이나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역사적 증거에 대해 법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경우의 수를 고려해 차츰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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