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대우조선 임직원들 중심으로 발족…2003년 7개 봉사단 중심 체계적 활동 시작
매년 3·6·9·11월에 ‘우리동네 愛 프로젝트’진행 통해 ‘1사20마을’결연으로 이어져

"봉사의 3대원칙이 무엇인 줄 아나?" 라는 다소 고민되는 질문을 받았다.

만약 "봉사도 원칙이라는 것이 있나요. 제가 하고 싶을 때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 되는거죠"라는 식상한 대답을 한다면 자신의 봉사활동에 대해 처음부터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항상 기쁜 마음으로, 힘든 것은 내가 먼저, 시간이 나서가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이것이 바로 오랜 경험에서 나온 정답이다.

봉사란 '남들이 가질 수 없는 특별한 스펙'이라 규정하고 싶다. 이 때 봉사란 보여주기 바쁜 가식적인 봉사가 아니라 진실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참된 봉사를 의미한다. 경쟁사회라 일컫는 요즘, 자신의 이익만 챙기기 급급한 현대사회에서는 봉사란 일을 성공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인지 진정한 봉사와 자신의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란 힘들어 졌다. 그런 현대사회를 마치 비웃듯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나누는 기쁨, 함께하는 즐거움'을 슬로건으로 한 대우조선해양(DSME) 사회봉사단이다.

DSME 사회봉사단은 동일한 이름아래 봉사단 사무국과 7개의 사회봉사단이 함께 한다. 1993년 자신의 영역에서 봉사활동을 해오던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창단돼 이후 새싹의 소리회, 자원봉사단, 참사랑복지회 등 3개의 동아리가 활동을 지속해왔다.

2003년에는 다양한 봉사단들이 하나로 묶여 체계적인 기업봉사를 시작하면서 나눔기술봉사회와 희망봉사회라는 2개의 동아리가 추가 설립됐다.

2010년에는 수중 환경 정화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수중봉사단도 생겨나고 올해 '아담쟁이'까지 신설되면서  7개의 동아리가 사내외 사회봉사와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활동을 통해 불우이웃돕기, 환경정화활동과 복지시설 후원 등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들을 함께 만났다.

◆ 거제 곳곳이 손길로 물들다

봉사단 사무국에서는 7개의 사회봉사단과 함께 연간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가장 큰 행사는 매년 3월, 6월, 9월, 12월 거제 지역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마을을 찾아 집수리 및 환경정화활동 등 여러 가지 지원활동을 펼치는 '우리동네 愛 프로젝트'이다.

2012년 460명의 임직원들이 지세포 마을을 찾아 집수리, 경로잔치, 벽화그리기 등을 했던 '노사합동 우리동네 愛 프로젝트'가 발판이 돼 올해도 지난달 16일 1000여 명의 임직원 및 가족에 하청면을 찾아 집수리활동, 경로잔치 등 농촌봉사활동을 펼쳤다.

'우리동네 愛 프로젝트'를 통해 인연을 맺은 마을은 추후 '1사 20마을' 결연 활동으로 이어진다. 거제의 각 마을이 사회복지사에게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면 요청을 건네받은 사회복지사는 봉사단 사무국에 그 요청을 전달하게 된다.

그 후 봉사단 사무국은 산하에 있는 사회봉사단에게 요청내용과 활동방법을 제시하고 각 팀은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시스템이다. 지정받은 팀은 'DSME 사회봉사단'의 이름으로 봉사에 동참해 마일리지를 획득한다.

또 주목할 만한 활동은 '1004 기부'를 통한 매칭 그랜트 사업이다. 본래는 기부를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월 1004원을 공제해 결손가정 및 조손가정과 같은 차상위계층에게 기부하는 사회공헌 제도인 1004 기부 사업을 진행시켜오다 올해부터는 회사가 임직원들이 기부하는만큼 동일한 금액을 기부하는 활동인 매칭그랜트(Maching grant) 사업을 시작하면서 회사에서도 끊임없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문화그룹 관계자는 "비록 1004원은 적은 금액이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듯 한 명, 한 명 임직원의 정성이 모이면 불우한 이웃들에게는 소중한 선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키다리 아저씨 프로젝트'는 이름처럼 명절과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이 되면 임직원들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 선물이나 편지를 전해주는 활동이다.

대체로 명절에는 성지원, 성로원 등에 있는 복지시설의 원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크리스마스는 어렵게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약 2~3주전부터 활동가를 모집해 오리엔테이션을 거치면 1주일 전 활동을 실시한다.

좀 더 세분화된 주요 사회공헌활동은 교육, 문화, 생활 등 다양한 분야로 흩어진다. 특히 교육적인 면에서 교육정보가 부족한 지역의 상황을 고려해 입시정보를 알려주는 컨텐츠 제공과 교육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영재지원  희망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2011년 거제교육지원청과 '창의적 체험활동 교류협력 협약'을 체결하여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노인대학 학생, 전국 학교에 자원봉사를 지원하고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는 재즈, 클래식,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는 '어울림 콘서트'를 매월 1회 개최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원활한 혈액 수급을 위해 매 분기 노사합동으로 헌혈 릴레이를 실시하며 학도의용군 출신 독거노인들에게 쌀과 생활용품을 지원해 학도의용군회의 활발한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 'Give'로 나를 'Take'하다

대우조선해양 기업문화그룹 신우철 부장은 "사회봉사단이 함께 모이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한다.

그들에게는 항상 밝고, 긍정적이며 자신만큼 타인을 위하는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앞에서 언급한 '봉사의 3대 원칙'도 DSME 사회봉사단 나눔기술봉사회 배종형 회장의 오랜 봉사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배 회장은 오랫동안 고통스럽던 암을 치유해준 것이 봉사를 통한 긍정의 힘이라고 말한다. "암투병 중에도 평소 나를 잘 따르던 아이가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며 그 아이를 위해서라도 내가 봉사를 멈추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참사랑복지회 이승구 회장 또한 "매월 단 몇 푼을 위해서 우리가 방문하는 날이 되면 문밖에 나와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하고 열심히 하고 싶다는 용기가 생긴다"고 전했다.

그들은 이제 마치 마라톤에서 일정한 한계에 도달하면 자신이 달리고 있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선수마냥 봉사에 대한 즐거움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서 봉사는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으며 또 다른 나를 찾고, 또 찾고 있다.

이처럼 DSME 사회봉사단이 함께 하는 주요활동 뿐만 아니라 각각의 개성과 특성을 지닌 7개의 사회봉사단은 개별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들 뒤에선 회사가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하나의 마음으로 함께하기에 많은 봉사단체 속에서도 거제 곳곳에서 인정받는 대우조선 사회봉사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쿵쿵쿵' 봉사를 향한 심장박동이 쉬지 않는 그들이 있기에 거제의 소외된 이웃들은 오늘도 그들의 온정과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