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거제신문사장기 야구대회 45개팀 참가, 지난 3일부터 3주간 열전 돌입
실수 연발에 탄성·환호성 교차…열정 만큼은 여느 프로팀 못지 않은 마니아들

'꽝'하고 금속성 파열음이 울리는 순간 교차하는 탄성과 환호성. 여기저기에서 "뛰어, 뛰어, 더 빨리"라는 격려의 목소리도 뒤따른다.

원숙하지 않은 글러브질로 때론 공을 놓치기도 하지만 다시 뛰어가서 공을 잡아 1루로 향하는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지난 밤 내린 서리가 채 가시지않은 운동장은 미끄러움과 한기를 머금고 있었지만 그 위에서 공을 던지고 질주하는 선수들의 열기는 무척 뜨거웠다.

지난 3일 하청면 하청리 소재 하청야구장에서는 거제신문이 주최하고 거제시야구협회가 주관하는 대망의 '제1회 거제신문사장기 야구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24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며 오는 10일 개막에 앞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이날부터 예선 토너먼트 경기가 시작됐다.

거제신문사장기에 참가하는 팀은 순수 사회인 야구팀들로 모두 45개팀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각 팀의 참가선수는 대부분이 아마추어 선수들이며 1명의 야구선수 출신선수가 참여할 수 있다.

선수 구성에서 잘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들은 프로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시합을 하면서 실수를 연발한다. 일반적으로 실수가 많은 팀들은 서로를 불신하고 팀워크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날 대회에 참가한 팀들에게서는 이러한 면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자, 자. 연습한 대로 하면 된다."

팀 동료가 실수를 했지만 이 한마디로 실수한 선수를 위로하며 더 분발하자는 메시지를 던지며 이들은 계속해서 경기를 진행했다.

첫 시합을 붙은 두 팀은 경기력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팀이었다. 한 팀이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하고 다른 한 팀은 실수를 연발했지만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기는 두 팀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경기가 끝났을 때 서로를 격려하는 인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수고하셨습니다."

제대로 된 관중석도 없고, 그나마 있는 관중석에도 팬들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은 스포츠맨 정신과 동료를 아끼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참가한 팀 선수들 모두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야구라는 운동 그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이날 하청야구장을 찾은 한 선수에게 "왜, 야구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방망이를 잡고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수 싸움과 그것이 맞아 떨어져 공을 쳤을 때 '꽝'하는 파열음은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낸다"는 게 그의 답이었다.

또 다른 선수는 "보시다시피 프로야구 선수들처럼 탁월한 실력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연습과 경기를 통해 나날이 실력이 늘어가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 또 동료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경기를 풀어가면서 생기는 팀워크가 야구를 하는 재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이 펼치는 그들의 향연 거제신문사장기 야구대회. 거제시에서 열심히 일하며 야구를 즐기는 이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또한번 동료애를 다지며 실력을 향상하는 기회로 삼고 있었다.

◇거제 야구발전의 촉매제 사회인야구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스포츠 야구. 축구와 함께 국내 스포츠를 양분하고 있는 야구는 거제에서 비교적 대중화가 늦은 편이다. 축구에 비해 운동장 사정이 좋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하청야구장이 생기면서 비약적인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밑바탕에는 사회인 야구팀과 이들을 하나로 묶는 거제시야구협회·연합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직장인 동호회가 전부였던 거제에 본격적인 협회가 출범한 것은 지난 2004년.

곽영태 초대회장을 중심으로 거제시야구연합회가 출범하고 2006년 '양지'와 '돌핀스'가 창단되면서 직장인 동호회를 벗어나 사회인야구로 거듭났다.

이후 야구팀들의 창단이 줄을 이어 현재 50개 가까운 팀들이 활동 중이며 2대 김용덕 회장에 이어 현재 제3대 김진도 회장이 거제시야구협회와 연합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야구가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거제시도 2009년 하청면에 전용 야구장을 건립하고 2012년 인조잔디 및 야간경기를 할 수 있도록 조명시설을 설치했다.

이러한 시설로 인해 현재 하청야구장은 전국 각지의 야구팀들이 동계훈련지로 가장 선호하는 곳이 됐다.

거제시야구협회 김진도 회장에 따르면 "겨울에도 온화한 날씨와 거가대교 개통 등으로 교통이 편리하기 때문에 전국 각지의 야구팀들이 동계훈련지로 하청야구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면에 불과한 야구장은 전국의 수많은 팀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 부족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한 관중석과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리틀야구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전용구장과 프로야구 2군경기를 유치할 수 있도록 정규구장 건립에 이제는 거제시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게 그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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