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시인/거제문화원장
윤일광 시인/거제문화원장

누가 말하길, 70살이 넘으신 아버님께 "요즘 경로당에는 자주 가세요?" 했더니 "잘 안가!"했다. "왜요?" 했더니 "형님들이 자꾸 심부름을 시켜서"

나이 70이면 십년을 한묶음으로 일곱번을 지났다고 해서 칠순(七旬)이요, 70까지 사는 일은 예로부터 드물다하여 고희(古稀)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아도 도에 어그러지지 않는다는 종심(從心)의 나이인데도, 요즘 경로당에서는 70살 정도는 어른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젊은이 취급을 받는다.

독립운동가 월남 이상재(1850~1927) 선생은 노년에 자신을 소개할 때 "청년 이상재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 그렇게 하면 선생을 너무 만만하게 보지 않겠느냐고 염려하자 선생은 "내가 청년이 돼야지, 젊은이들에게 노인이 되라고 할 수는 없잖나?"라는 일화로 유명하다.

인생에 있어 청년의 때가 신체적·정신적으로 가장 힘차고 활력 있으며, 이상과 희망이 넘치는 아름다운 시절이다. 청년이란 말은 일반적으로 젊은 남성만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여성은 '처녀'라 부른다. 그러나 처녀는 미혼여성에게만 한정돼 부르는 말이고 그 대응어는 총각이다. 그러므로 현대어에는 청년이란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를 통용하는 용어로 쓰인다.

조선사회에서의 성인기준은 이팔청춘, 곧 16세지만, 13세가 되면 결혼이 허용되었다. 당시 사회는 20대는 청년, 30대는 중년, 40대는 노년이었다. 현재 우리나라 '청년기본법'에는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를 청년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법령마다 지자체마다 기준과 적용이 다르다보니 들쑥날쑥 고무줄 나이가 되고 말았다.

청년고용촉진법에서는 29세·서울은 30세·경기도는 34세·강원도의 청년농업인은 45세·건강검진은 35세까지가 청년이다. 이런 혼란을 24년도부터 청년 나이 기준을 19~39세로 통일한다. 이 또한 청년의 나이를 45세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찮게 일고 있다. 젊다는 건 좋은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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