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거제자연의벗/거제에코투어 대표
김영춘 거제자연의벗/거제에코투어 대표

남부내륙철도 김천~거제 사업이 추진중에 있다. 섬인 거제도는 1971년 거제대교·1999년 신거제대교·2010년 12월 거가대교 개통으로 육지를 자동차로 왕래하는데 아무런 문제없이 도로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장거리에 속하는 수도권으로의 이동은 자동차로도 장시간이 소요돼 관광거제에 불리한 여건이다.

다행스럽게도 거제시민들의 염원이 통해 남부내륙철도 사업이 예타 면제에 통과하면서 1월 현재 기본실시설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꿈같던 기찻길이 거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몇해 전 남부내륙철도 예타 통과뉴스를 접한 순간부터 당연히 통영~거제 구간은 해상교량으로 생각했다. 황망하게도 현재 통영~거제 구간은 지하터널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하터널과 해상교량은 각각의 장·단점은 있겠으나 관광을 거제발전의 핵심동력으로 추진하는 거제시 입장에서는 해상교량으로 요구·관철시켜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거제의 정치권과 행정에서는 지하터널로 추진되는 것에 누구도 이의제기를 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다. 

KTX의 거제개통은 수도권 등을 찾을 거제시민들의 편리함도 크겠으나 관광을 포함해 거제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KTX열차가 바다 위를 지나는 노선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KTX가 바다 위를 지나는 자체가 멋진 관광상품이며, 거제관광에 대한 설렘이라 여긴다.

또 견내량 바다는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 판옥선·거북선을 타고 왜적을 물리친 바다다.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선정된 견내량의 돌미역 트릿대 채취어업 구간을 피하면서 얼마든지 해상교량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제의 정치인과 행정·거제시민에게 묻고 싶다. 관광거제를 내세우는 거제시 입장에서 국내 최초로 바다를 건너는 KTX가 남해의 푸른바다를 보며 해상교량으로 진입하는 것과, 캄캄한 지하터널을 통해 거제도에 진입하는 것중 어느 노선이 관광거제에 어울린다고 보는지. 

장담하는데 지하터널로 이어지는 것과 바다 위를 달리는 해상교량으로 이어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으며 바다 위를 지나는 KTX는 거제만이 가지는 큰 관광자산이 되리라 확신한다. 도시를 벗어나 관광의 섬 거제도를 찾을 관광객들이 바다 위를 달리는 KTX 안에서 거제도 바다의 그 풍광을 눈으로 보는 표정을 그려보면 어떤 모습일까. 통영을 지났으니 곧 거제도에 도착 한다는데 캄캄한 지하터널을 달리는 열차 안에서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생각을 해보라. 

왜 거제시와 거제의 정치인들은 꿈같은 KTX 열차가 거제로 이어지는 이 사업에서 이토록 중요한 해상교량의 가치와 상품성을 간과하고 있단 말인가. 그저 철도만 들어오면 전부란 말인가. 그런 단순·무지한 생각이면 국내와 세계의 모든 해상의 대교는 다리만 연결하면 된다는 말과 같다. 왜 많은 대교들이 건축공법에 더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 디자인을 상품으로 인식하고 관광자원화 시키는지 생각을 해보면 조금은 이해가 되리라 본다. 

예전 처음으로 거제대교를 개통한 때는 다리를 만들어 육지와 연결만 하면 되는 그런 시기여서 디자인을 크게 고려하지 못했다. 하지만 1999년 개통한 신거제대교는 대교의 건축물 디자인을 관광 상품으로도 활용하게끔 반영할 수 있는 시기였으나 전혀 그러하지 못했다.  

KTX 통영~거제 구간은 바다 위를 달리는 열차 안에서 주변 바다를 볼 수 있다는 해상교량 자체가 멋진 풍광을 조망하는 거제도만의 차별화되는 디자인인 것이다. 또 견내량을 사이에 두고 이웃한 통영과 거제에서 바다 위를 달리는 KTX 열차를 보는 것 자체도 거제만이 보여줄 수 있는 멋진 관광 볼거리인 것이다.     

현시점에서라도 거제의 정치인과 행정은 최대한의 의지를 모아 거제~통영 KTX 노선이 바다 위를 달리는 해상교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염원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