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완 거제직업트라우마센터장
강승완 거제직업트라우마센터장

곁에 머문다는 것…. 옆에 있는 것…. 옆은 물리적 거리지만 곁에 머문다는 것은 마음으로 연결된 거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누군가와 연결돼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 

살다 보면 누구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다. 그 힘든 시간에 나의 곁에는 누가 같이 하고 있나? 이 아픔을 더 크게 하는 것은 혼자만이 겪고 있다는 단절감과 외로움이다.

트라우마는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심리적 외상을 의미한다.

트라우마 경험자들이 보이는 범상치 않은 생각이나 행동(침습·과각성·불면증·우울 등)들은 그들이 살아남기 위한 정당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트라우마의 기억은 왜곡되거나 강렬한 감정과 섞이기도 하며, 몸의 상흔과 연계돼 몸과 마음에 배어 있게 된다.

잊은 듯해도 기억을 부르는 특정 자극이 주어지면 갑자기 그 시절로 점프한다.

스트레스의 경우 상황이 종료되면 사라지지만 트라우마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트라우마는 치료받지 않으면 과거의 부정적인 순간에 계속 머물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상처는 드러내 놓고 인정과 수용을 해야 치유가 가능하다. 트라우마 경험자들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연결돼 있다고 느낄 때 회복과 치유로 나아갈 수 있다.

이에 직업 트라우마센터는 중대 산업사고와 동료의 자살, 직장 내 괴롭힘, 직장내 성희롱·성폭력 등 충격적인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근로자가 트라우마 증상을 극복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건을 직접 경험한 피해자 뿐만 아니라 사고를 목격한 사람, 1차 피해자의 가족이나 친구, 희생자의 유족,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응급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사람 등이 이용할 수 있다.

거제중앙로 1865 서호빌딩 5층에 위치한 직업트라우마센터는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이 지원해 이용 요금은 전액 무료다.

심리상담사 2명이 월·수·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고, 화·목요일은 오후 7시까지 운영·상담한다.

직업 트라우마센터는 '고통의 곁'에서 함께 고민하고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곳이다. 어려운 첫 걸음으로 바람은 차가워도 마음은 따뜻한 겨울을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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