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홍보대사 '김은주' 씨

거제시 홍보대사 '김은주' 씨. @조민정
거제시 홍보대사 '김은주' 씨. @조민정

지자체마다 지역 홍보를 위해 홍보대사를 위촉한다. 하지만 홍보대사 대부분은 이벤트성 위촉식 이후 지역홍보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게 시민들의 생각이다. 

유명세에 힘입어 각 지자체의 홍보대사에 위촉됐지만 의무가 없기에 '명예'라는 허울 뒤에 제 할 일이 더 바쁘기 때문이다. 거제시 홍보대사 김은주씨는 '거제사랑'과 '거제홍보'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거제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거제홍보에 누구보다 열심인 가수 김은주. 그의 속내가 궁금했다. 

그는 거제에서 나고 자란 것은 아니지만 가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거제에 살면서부터라고 했다.  

그와 거제의 인연은 지난 2005년부터다. 지인이 운영하는 학원을 돕기 위해 몇 달만 잠시 머물 생각이었지만 3개월이 6개월이 되고, 6개월이 1년이 되면서 '여기서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어느덧 18년이나 흘러있었다.

거제시 홍보대사 '김은주' 씨. @조민정
거제시 홍보대사 '김은주' 씨. @조민정

첫 앨범을 내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도 거제에서였다. 지난 2012년 자신의 본명인 김은주란 이름 대신 '김주아'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그는 거제시민이면 누구나 아는 이름의 실력파 가수였다. 

거제를 주무대로 한 그의 실력이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 트로트경연대회인 MBN '보이스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보이스퀸'만 나이 제한이 없어 참가하게 됐고 1라운드부터 심사위원 모두에게 선택받는 올크라운의 영광을 받으며 전국 안방극장으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때 'DJ에게'를 불러 '거제의 윤시내'라는 별명도 얻었다.

'보이스퀸' 출연 이후 2019년과 2020년 어느 때보다 바삐 무대를 오르내렸지만 그는 내심 거제시에 서운한 마음도 있었다. 거제시 홍보대사로 임명해주면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었는데 정작 거제시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가 거제시로부터 홍보대사 요청을 받은 것은 지난 2021년, 조금 늦은 감은 있었지만 그는 거제시 홍보대사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의 마음속에는 늘 거제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은 아니지만 가수라는 삶을 살게 해준 곳이자 힘든 시기에 본인을 보듬어 준 곳이라는 생각이 있어서였다. 

거제시 홍보대사 '김은주' 씨. @조민정
거제시 홍보대사 '김은주' 씨. @조민정

지난 2022년에 발표한 '거제올거제'라는 노래도 조금이라도 거제를 홍보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 부르기 시작한 곡이다. 

그가 생각하는 거제의 장점은 대도시와 다른 편안함과 여유, 그리고 제주도보다 아름다운 자연과 도심의 조화인데 무대에서 노래하다 만난 관객들에게 '거제홍보'를 하면 대부분 '조선소'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거제를 벗어나 무대에 오를 때마다 '거제에는 조선소만 있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이 숨쉬는 관광도시'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고 한단다. 

그런 그가 거제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지심도다.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1년에 한 번은 꼭 가는 곳이다. 거제의 유인도 중 자연생태가 가장 잘 보존돼 있고 섬 전체를 덮은 동백숲이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란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중인 그는 개인 방송에서도 거제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홍보대사가 되기 전부터 방송과 행사에서 거제도 자랑은 빠뜨리지 않았지만, 홍보대사가 된 이후부터 사명감이 생겨 더 열심히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거제도를 몰랐던 사람들이 방송을 통해 거제도를 알게 돼 여행을 오거나 그의 공연을 보기 위해 거제도 여행을 계획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또 개인방송을 진행하면서 팬들에게 주는 이벤트 선물을 거제 특산물로 사용하다 보니 방송 이후 구매처를 문의하는 팬들도 있을 정도다. 

그의 거제시 홍보대사 임기는 오는 2024년 10월 까지다. 그때까지 그는 손수 거제를 알릴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지금도 거제소리사랑예술단 단장을 맡으며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 하부정류장 공연장에서 공연을 이어가거나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을 펼치는 등 지역 예술문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것도 거제의 공연문화와 예술을 널리 알리고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그동안 그가 했던 공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은 국가 보물로 지정된 거제 기성관에서의 음악회였다. 

거제의 얼과 역사가 숨 쉬는 문화재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자 지난 2022년 6월 기성관 보물 등록 기념 축하음악회를 열었으며 올해도 그는 거제기성관에서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그는 "유명한 연예인들이 홍보대사로 이름을 올려놓더라도 나서서 그 지역을 알리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출신 지역을 떠나 거제시민분들이 마음으로 낳아주셔서 가수로 활동할 수 있게 된 만큼 거제를 알리고 좋은 공연과 지역 문화를 위해 보답하는 홍보대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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