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 한 해가 저물고 2024년 갑진년(甲辰年) 한 해가 밝았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2023년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부푼 꿈을 안고 출발한 2023년이었지만 기쁜 일과 슬픈 일이 겹치듯 크고 작은 사건 사고도 많았다. 명암이 공존했던 2023년 거제를 뜨겁게 달궜던 주요 이슈를 뽑아 '거제신문 선정 2023 거제 10대 뉴스'로 소개한다.     - 편집자 주

#1. 한화-대우조선 기업결합 완료
   한화오션으로 사명 바꾸고 재도약 나서

대우조선해양의 주인 찾기는 수년째 계속된 지역 최대 이슈였다. 현대중공업과의 결합이 무산된 후 한화그룹이 전격적으로 나서 1월 12일 기업결합 심사 신고서를 제출했고, 지난해 4월26일 해외 심사 대상국의 승인을 거쳐 같은 날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 승인해 인수절차가 마무리됐다. 

2022년 12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 계약을 체결한 지 5개월만이다. 이후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꿔 경영정상화와 함께 도약에 나섰다.

앞서 시민·노동자들은 동종사인 현대중공업과의 기업결합에 대해서 결사반대를 외치며 강한 저지투쟁에 나섰지만,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서는 환영 입장을 밝히며 상생발전을 기대했다.

#2. 거제시 인구와 출생률 감소 심각성 수차례 보도
 대책마련 시급…개선되기에는 요원한 상태

거제뿐만 아닌 전국적 문제인 출산률 저하에 대해 본지는 지난해 3회에 걸쳐 거제지역 인구감사와 출산률 저하를 지적하며 기사화 했다. 

지난해 4월 '아이 울음소리 사라지는 조선도시 거제'로 0.7명대까지 추락한 합계 출산율을 지적하며 출산장려금 부활 등 다양한 출산 장려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6월 '거제 인구감소 백약이 무효…9년째 줄어', 10월 '신생아 울음소리 '뚝' 끊긴 농어촌'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들에는 많은 댓글이 달리면서 시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2016년 말 25만7183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거제시 인구는 끝없이 추락해 2023년 11월 말 현재 23만4142명으로, 2016년에 비해 2만3041명 줄었다.  

#3. KTX거제역 들어서는 사등면 사등리와 둔덕면 유지마을까지 
   터널 뚫어 서남부권의 균형발전 도모

KTX거제역이 들어서는 사등면 사등리와 둔덕면 상둔리 유지마을까지 터널(둔덕터널)을 뚫어 국도로 승격시켜 낙후된 서남부권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사등면 사등역~둔덕터널~둔덕면 상둔리 유지삼거리~둔덕면 하둔리~거제면 서정리~거제면 오수삼거리까지를 국도14호선 지선으로 승격시켜 현재 추진중인 국도5호선과 오수삼거리에서 연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경남도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국도 지정 및 도로 등급조정을 신청한 상태며, 거제시는 2025년 8월께 노선변경을 고시하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인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이같은 계획이 최대한 반영토록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계획이 현실화되면 거제시는 현재 2차선 도로인 둔덕~거제간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4. 거제, 가덕도신공항 배후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까

가덕도신공항법 시행령이 개정돼 거제시 장목·하청면 등 북부권을 공항개발 예정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기존 10㎞였던 공항개발예정지역 범위를 거제시 장목면 등으로 확대할 수 있어 국가 지원을 받아 각종 기반시설 건설과 지원사업 가능 등 지역개발을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지난 3월 '가덕도신공항법 개정안'이 확정했고, 10월 말 시행령이 통과돼 가덕신공항 10㎞ 밖안 거제와 창원도 배후지역 개발 길이 트였다. 또 거제시가 부산 대도시권 범위에 포함돼 광역철도 건설 시 국비 70%, 광역도로 건설 시 국비 50%, 환승센터 및 복합 환승센터 건립 시 국비 30%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10월에 거제시를 부산 대도시권 범위에 포함하는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공포돼 거제시는 광역철도 건설 시 국비 70%, 광역도로 건설 시 국비 50%, 환승센터 및 복합 환승센터 건립 시 국비 30% 등의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후속 조치인 1호 성과로 거제~부산을 오가는 2000번 버스 기점이 기존 연초면 맑은샘병원에서 12월부터 고현버스터미널로 변경됐다. 대도시권 포함 두 번째 후속 조치로 거제-부산을 오가는 광역버스(일명 M버스) 노선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5. 조선도시 거제, 관광도시로 바꾸려면…

거제시는 지난 몇 년간 조선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선산업을 보조할 새로운 먹거리산업으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앞세운 관광산업을 택했다.  

거제는 KTX 연결, 대전∼통영고속도로 거제 연장, 가덕신공항 건설계획 등으로 관광인프라 확장 및 관광객 유치에 대한 시민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에 거제신문은 '조선도시 거제! 관광도시를 꿈꾸다'란 기획기사를 통해 거제관광의 실태와 발전방안 등을 모색했다.

△거제관광산업의 한계 넘어 새 패러다임을 찾아서 △1000만 관광 여수엔 있고 거제엔 없는 '감성' △도시 가치 빛낸 먹거리…'충무김밥'과 '진주비빔밥' △'간다 마쓰리' 배우러 도쿄로 간다 △2000만 vs 24만…비교할 순 없지만 한수 배웠다 △'거제관광' 양손은 무겁게 발걸음은 가볍게 △'1000만 관광 거제', 지금은 이룰 수 없는 신기루 등 총 7회에 걸친 기획기사를 다루며 거제시에 접목할 방안을 찾고 제안도 했다.

특히 '1000만 관광 여수엔 있고 거제엔 없는 감성' 기사는 4만명을 훌쩍 넘는 인터넷 조회수를 기록하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고, 일본 축제 취재현장에서 거제시청 관광과 직원이 동행하며 거제 관광의 허와 실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했다.

결국 관광도시 거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프라와 먹거리·축제·관광상품 개발 등의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해 보인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6. 행정타운 부지 조성사업, 해묵은 골칫거리

부지조성이 기약 없이 늦어지면서 신축이전을 계획했던 거제경찰서는 예산을 확보하고도 마땅한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해 애가 타는 모양새다. 거제소방서는 뒤늦게 옥포조각공원을 이전 부지로 물색했으나 대우조선노동조합 등 일부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석산개발방식으로 시작된 거제시 행정타운 조성공사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가운데 각종 말썽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지 선정과 사업방식 등 사업 계획부터 용역·입찰·협약서·시공방법·공사지연·공사비 정산 등 사업과정 상당 부분이 부실하거나 문제가 도출되는 모양새라 비리 복마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민간사업자는 시가 예측한 암석 존치량이 턱없이 적다며 공정률 65%에서 공사를 중단한 채 손실 보전금 130억원 가량을 요구하고 있다.

거제시는 손길 보전금 문제와 향후 부지조성공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행정타운 문제로 피해와 손해가 파생되면서 2024년에도 갈등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7. 조선인력 부족, 외국인 노동자가 몰려온다

조선경기 불황으로 거제를 떠났던 조선인력이 경기 부활에도 거제로 돌아오지 않아 인력난을 겪으면서 조선현장에 외국인 노동자가 대거 투입됐다. 상반기에만 4292명이 투입되는 등 조선현장 외국인 노동자는 지속적으로 늘어 조선업계 인력난 해결에는 도움을 주지만 이들에 대한 복지문제와 문화적 부적응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복지와 문화적 적응문제는 본지가 기획기사로 수차례 지적한 사안이며,  거제시와 조선업계도 외국인노동자센터 등과 협력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없인 조선소가 제대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푸념 섞인 말들도 나오지만 거제를 떠났던 숙련공 등도 거제로 돌아올 수 있는 여건 또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조선업계와 행정도 상생발전 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 2024년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8. 또다시 떠오른 미분양관리지역의 악몽

건축자재비 상승과 조선경기 침체 등으로 거제지역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다. 분양 대기물량만 해도 11월 현재 9748세대에 이르고 9월 말 기준 미분양 물량은 919세대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는 요건에 육박했다. 

주택 미분양 관리지역은 미분양 주택 수가 1000가구 이상인 시·군·구에서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등의 요건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하면 지정된다. 현재 거제지역에는 아파트 건축 승인 신청을 준비 중이거나 승인을 받고 착공하지 않았거나 공사를 미루는 가구 수는 약 2만 세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행정이 나서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주택건설계획 승인을 보류하거나 공급 속도를 조절하는 인허가 행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올 1월1일 기준 거제시 표준지 공시지가는 0.43% 내려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표준지 공시지가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9. 거제시립화장장 건립 VS 통영화장장 공동 사용

화장장이 없어 원정 장례를 치러야 했던 불편해소를 위해 거제시립화장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건립 대신 통영화장장 공동 사용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시립화장장 건설을 위해 타당성용역과 건축기획용역을 마친 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립화장장을 짓는 것보다 통영화장장을 공동사용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막바지 협의가 마무리돼 거제시가 100억원 가량을 부담하면 올해부터 거제시민은 통영시민과 동일한 조건으로 통영화장장을 공동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영화장장 공동사용보다는 시립화장장 독자 건립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영리사업이 아니라 시민 삶에 꼭 필요한 필수시설인 만큼 정치적·경제적 논리보다 복지 인프라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거제시는 통영화장장 공동사용은 아직 결정된 사안이 아니며 협상 여부에 따라 거제시립화장장 건립도 완전히 배제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이 문제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명분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 정년 못 채우고 떠나는 거제시청 젊은 공무원 수두룩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는 거제시청 공무원이 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거제시청 직원 중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 공무원은 50명인 반면,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명예퇴직을 신청하거나 의원면직한 공무원은 73명으로 정년 퇴직자를 웃돈다.

문제는 의원면직한 공무원의 연령대와 직급이다. 의원면직자 50명중 45세 이하 공무원은 46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29세 이하 공무원이 13명으로 가장 많고 △34~30세 11명 △40~44세 11명 △35~39세 공무원 9명 등 젊은 공무원의 공직사회 이탈이 심각한 상태다.

의원면직자 50명의 직급은 모두 6급 이하였고, 특히 새내기 공무원에 속하는 9·8급 공무원이 전체 의원면직자 중 88%에 달했다. 젊은 공무원이 퇴직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은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공무원 조기퇴직률 증가와 관련 있어 보인다.

젊은 공무원이 퇴직하는 사례가 늘어난 원인은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공무원의 '낮은 임금', '경직된 공직문화', '과다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대책마련과 공직사회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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