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56】 '지세포방파제'

사진은 촬영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과거의 시간이 남긴 산물이다. 사진은 흔한 일상에서부터 역사적인 순간까지 한 장 한 장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거제에는 사진으로 거제의 오늘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거제 모습을 고스란히 후대에 남겨주는 것을 자신의 업보라 생각하며 늘 새벽이슬과 은하수와 벗하며 살아가는 류정남 작가다. 류 작가는 취미는 거제의 포토존 명소 만들기다. 최근 10년 동안 그가 만들고 소개한 촬영지는 이른바 거제의 '핫 플래이스'가 됐다. 
 '거제 한컷'은 류 작가와 함께 떠나는 '인생 사진 남기기'코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거제의 비경을 소개해 새로운 거제의 관광지 및 포토존을 개발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거제 한컷'은 기존에 잘 알려진 관광지에서 '인생 사진' 남기는 법도 공유할 예정이다. 류 작가와 거제신문이 함께 만드는 포토스토리텔링 '거제 한 컷'은 누군가에게 추억이 되고 먼 미래엔 반짝이는 거제의 과거로 기억될 것이다.  - 편집자 주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방파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방파제. @류정남 사진작가

쪽빛바다와 티없이 맑은 파란하늘, 굽이굽이 항구와 곶을 만들어낸 리아스식 해안이 펼쳐진 거제의 가을은 청량한 아름다움 그 자체다.

가을을 맞은 거제는 여행객보다 낚시객이 더 많다. 어촌마을 포구나 방파제에는 저마다 어김없이 허공을 가르는 낚시 던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낚시는 '세월을 낚는 일'이라고 하지만 거제도 바다에선 세월만 낚는 사람은 없다.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는 사람들도 바다의 품에 기댄 흰 포말, 바윗등에 앉아 노닐다 가는 갈매기, 구름따라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을 눈에 담아 갈 수 있어서다. 

거제의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푸른 파도가 쓰다듬는 소리를 따라 이번 한컷이 찾아간 장소는 일운면 지세포방파제다.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바다의 추억은 잠시 뒤로 하고 청량한 가을하늘 아래에서 여유롭게 산책하듯 즐기며 한컷 촬영을 떠나기로 했다. 

지난 2001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05년 완공된 지세포 방파제는 평일에도 460m의 긴 방파제와 테트라포드 곳곳에 낚시객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방파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방파제. @류정남 사진작가

방파제 전역에서 감성돔과 벵에돔을 비롯한 학공치·망상어·볼락·노래미·고등어·전갱이 등 다양한 어종이 낚이는 천혜의 낚시터로 사계절 다양한 어종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낚시객에 따르면 겨울과 봄에는 호래기(꼴뚜기과)·학공치, 장마철에는 벵에돔, 한여름에는 고등어·전갱이·풀치(갈치)·무늬오징어 가을에는 벵에돔·감성돔 낚시가 가능하다. 계절과 상관없이는 우럭·노래미·망상어·볼락을 심심찮게 구경할 수 있다. 

지세포방파제 인근에는 몇년 전부터 예쁜 커피숍과 물회 맛집까지 유명해져 낚시객의 명소만은 아니게 됐다. 더구나 봄철 지세포진성을 물들이는 보라빛 라벤더와 황금빛 금계국 동산·여름철 수국동산 덕에 최근에는 산책명소로 명성을 떨치는 중이다. 

지세포방파제 입구에는 2014년 낚시공원이 조성돼 화장실·주차장·낚시공원이 만들어지면서 낚시와 캠핑을 함께 즐기는 이른바 '낚박'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지세포방파제에서의 한컷은 460m에 달하는 긴 방파제 끝에 위치한 하얀 등대가 포인트다. 

길게 늘어진 지세포방파제 양쪽으로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그 위는 바다를 닮은 쪽빛 가을 하늘이 덮고 있어 모델만 세우면 그림이 완성된다.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방파제. @최대윤 기자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방파제. @최대윤 기자

 

■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지세포방파제는 평소 낚시꾼이 많이 찾는 곳으로 사진을 촬영할 때 낚시 장비와 낚시꾼이 사진에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또한 지세포방파제의 배경이라 여기고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을 촬영하면 된다. 망원렌즈로 아웃포커싱을 해 모델만 돋보이게 찍는 센스를 보이는 방법도 좋겠다. 
 지세포방파제의 하얀등대에는 맑은 하늘, 구름낀 하늘 모두 배경이 된다. 남은 건 모델의 재치있는 포즈와 흔들리지 않는 촬영자의 마음이다. 지세포방파제는 태풍과 파도 등으로부터 방파제가 붕괴하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 여러 블록으로 만들어져 방파제 사이사이에 틈이 있다. 일반인에게는 추천하지 않지만 파고가 높은 날 작가는 지세포방파제 틈사이로 솟구쳐 오르는 파도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종종 찾기도 한다.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방파제. @류정남 사진작가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방파제. @류정남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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