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제21회 흥남철수·거제평화문학상 공모전 - 시 부문 장려상

강신혁(장목중 2년)
강신혁(장목중 2년)

세상이 혼돈에 휩싸였던 그날을
지금 꺼내어 보는 건
나의 사치일까 기다림일까

새벽이 물들인 강 너머
잊지 못할 불빛의 반짝임
무심한 쇠붙이들이
오천 년 역사를 어지럽히고
암흑에 지배된 시간의 흐름에
둘로 나뉘어진 우리의 따뜻한 심장

시간의 굴레 속에 뒹굴다
그리움을 베고 누우면
남도 없고 북도 없던 동네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 들려오고
은은한 북소리 울려 퍼지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원래의 우리나라 대한민국

항상 함께 걸어왔던 이 땅 위에
정다운 발걸음이 뜸한 이 시간
이 땅 위 끊겨진 길들이
서로를 정반대로 헤매게 하고 이 시간
서로의 눈을 가린 채 서성이고 있는
우리는 누구인가

지금 우리 앞엔
아무도 일도 없다는 듯
고요한 바람만 스쳐 지나간다

나는 이 땅에 
그리움을 품은
민들레 씨앗을 날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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