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한 서울아동병원 원장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김재한 서울아동병원 원장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소아의 복통·구토 원인은 다양합니다. 대부분은 약물이나 수액치료로 해결되는 장염인 경우가 흔합니다. 

문제는 충수염이나 장충첩처럼 빠른 시간에 응급조치나 수술이 필요한 질환들이 장염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가끔 발생합니다. 

만약 진단이 늦어진 경우는 수술을 하더라도 복막염이나 장괴사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해 심각한 후유증이 생기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간혹 발생합니다.

결국 진단을 빨리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유소아의 삶과 죽음이 갈릴 수도 있는 것이 유·소아의 복통·구토 증상입니다. 

유·소아의 복통·구토를 증상만으로 장염이라 단정하는 것은 지뢰밭 위를 걷는 것처럼 위험합니다. 결국 유·소아의 복통·구토에는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유·소아 환아는 증상을 말로 표현할 수 없고, 부모나 보호자의 말만 듣고 진단하다 보니 진단이 더욱 어렵습니다.

복통·구토에 할 수 있는 검사는 복부 X-ray와 CT·초음파로 크게 보면 3가지가 있습니다.

△복부 X-ray 검사는 정확도가 너무 떨어져서 충수염이나 장중첩의 진단이 힘듭니다.

△복부 CT는 진단의 정확도는 뛰어나지만 유·소아에서는 검사자체가 어렵습니다. CT 검사하는 10분 정도의 시간은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되는데, 유·소아는 울고 움직이니 검사가 힘들고, 그러면 또 진정제를 투여해 잠을 재우고 해야 되는데, 진정제 사용은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 올 수도 있습니다.

장중첩이나 충수염의 경우 장이 끊어지듯 복통이 심하니 진정도 잘 안돼 CT 검사가 더욱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검사시간도 하염없이 지체돼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이외에도 CT 검사는 방사선 노출이 많아 또 다른 위험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초음파 검사가 있기 때문이지요. 초음파 검사는 통증·부작용이 없고, 아이가 울고 보채고 협조가 안될 때도 검사가 가능합니다.

검사시간도 5~10분 정도이며 결과도 바로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T 검사만큼 정확합니다.

△복부 초음파는 초음파영상을 통해 복부 내부를 눈으로 직접 관찰하는 것입니다. 충수가 부었는지(충수염), 장이 꼬여 있는지(장중첩), 장이 부어 있는지 등 충수·소장·대장뿐만 아니라 간·비장·신장·방광 등 복부 내 기관 구석구석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초음파는 유소·아 복통·구토 환자에서 충수염이나 장중첩만을 진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장염이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심한지, 변비가 있는지, 가스가 찾는지, 림프절이 부어있는지, 소화불량이 있는지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복부내 정보를 알 수 있어 진단이 아주 정확합니다. 또 복부 초음파 검사는 보험도 적용돼 비용도 그리 비싸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유·소아가 복통·구토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초음파 검사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빨리 받아보는 게 중요한 또다른 이유는, 만일 초음파 검사 없이 복통·구토하는 환아가 응급실을 방문하게 되면, 일반 경증환자들과 뒤섞여 검사를 하게 되니 많이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리는 시간에 환아의 상태는 시시각각 나빠지고, 또 진단이 지연되니 수술이나 응급처치도 지연돼 결과 또한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초음파 검사로 충수염 또는 장중첩이 있는지를 조기에 알게 되면, 즉시 3차병원 응급실이나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진료의뢰서를 발급해 전원하게 되고, 전원 받은 응급실이나 병원에서도 충수염 또는 장중첩 진단을 받고 오게되면, 정말로 급한 응급환자임을 알기에 일사천리로 빠른 처치 또는 수술을 진행하게 되어 결과가 좋아지게 됩니다.

이외에도 초음파 검사는 딤플·고관절·경부 등 거의 모든 부위에서 진단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확하고 신속하며, 통증과 부작용이 없는 초음파 검사를 조기에 실시해 소중한 유·소아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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