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용소방연합회 전평선 여성회장

경남의용소방연합회 전평선 여성회장. @강래선
경남의용소방연합회 전평선 여성회장. @강래선

선한 영향력이란 당사자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만드는 힘이다. 

우리 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직 우리 주변엔 선한 영향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아직은 살만한 사회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거제시의용소방대 연합회장과 경남의용소방연합회 여성회장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전평선(57)씨는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전도자의 삶을 살고 싶다고 전했다. 

거제시 장목면 임호리에서 태어나 중학교 졸업 후 부산으로 유학을 갔다. 이후 서울로 삶의 터전은 자의보단 타의에 의해 바뀌었지만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에는 변함 없었다고 말했다.

1남3녀 막내로 부모님과 언니·오빠의 사랑을 받고 자란 탓에 구김살 없고 특히 활달한 성격으로 사람 만나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스무살에 시작된 서울생활은 가족의 관심과 사랑으로 큰 어려움 없이 살다가 스물일곱에 중학교 동창과 결혼해 두 딸아이의 엄마로 살았다.

사람을 잘 믿고 운동을 좋아한 그의 곁에는 늘 사람들이 많았다. 40대 초반에는 지인의 권유로 서울대 부근에서 커피숍과 식당을 운영했다. 10여년 장사로 지친 육체와 정신을 추스르기 위해 나이 50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경남의용소방연합회 전평선 여성회장. @강래선
경남의용소방연합회 전평선 여성회장. @강래선

평범한 주부 고향서 봉사에 눈 뜨다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할 만큼의 세월을 지나 돌아왔지만 변하지 않는 끈끈한 정과 부모님의 묘소가 있는 고향은 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가 고향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이 의용소방대 봉사와 지역 노인들을 위한 건강플러스 행복플러스 코디 봉사였다.

2016년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장목면 의용소방대는 특유의 붙임성으로 2년만에 의용소방대 여대장과 거제시의용소방연합회 여대 회장·경상남도 여성의용소방연합회장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갔다.

직책이 욕심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기본적으로 일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 그를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말했다.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하면서 습관도 생겼다. 무슨 일이든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세히 보게 되고 좋은 것은 메모해 뒀다가 벤치마킹하고 있다. 

경남의용소방연합회 전평선 여성회장. @강래선
경남의용소방연합회 전평선 여성회장. @강래선

경남도 연합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타 시·군의 잘된 점을 보면 부러웠고 거제는 왜라는 의문이 생겨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학창시절 등한시 했던 공부를 새로 시작해 지금은 대구 영남외국어대 사회복지학과 2학년이다. 

인생 후반기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할 시점에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 지금 생각해 보면 '신의 한 수'라고 자랑했다.

특히 선한 영향력을 거제에 전달하는 전도사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목표가 생기고 난 후의 삶은 더욱 즐겁고 풍요로워졌다고 귀뜸했다.

군인인 남편을 잘 내조해 30년 군생활을 영예롭게 퇴역할 수 있도록 도왔고, 두 자녀도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한 일이 인생 전반부의 자랑이다. 

이제 가족에게만 준 사랑을 봉사로 사회를 밝히는 등대가 돼 인생 후반부를 엮어나가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남의용소방연합회 남.여 회원들. @전평선 회장 제공
경남의용소방연합회 남.여 회원들. @전평선 회장 제공

어르신 건강·행복 코디 역할 만족

그는 선한 영향력이란 단어를 가장 좋아한다. 영향력이란 다소 부정적 단어에 선함이 붙어 묘한 기운을 주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사회가 밝아지고 살아있는 자체가 행복이란 느낌을 주는 것 같아 더 좋았다고 했다.

각박하고 마음 줄 곳 없는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왔지만 고향도 부침개 한 장, 밥 한술 나눠 먹는 인심은 아니었다. 그러나 옛날이 좋았다는 것을 알고 모두 그리워하고 있음을 알기에 나부터 실천해 간다면 더 좋아질 것이고, 이것이 그가 선한 영향력을 믿고 실천하고 싶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생 60을 앞두고 터득한 정직과 준비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정직은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 우리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거짓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합리화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각종 뉴스를 장식하는 정치인과 유명 인사들의 거짓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판사의 판결이 죄를 면제한다는 착각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지금 당장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정직을 가르치고 살아계신 부모님에게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5년 동안 장목면 어르신들의 건강·행복 코디 활동에서 배우고 느낀 것이 많다고 했다. "자식들이 걱정할까 봐 무조건 괜찮다고 말해도 실제 가서 보면 틀니가 불편해 음식을 잘 씹지 못해 소화불량을 호소하고, 무릎관절이 아파 걷지도 못하면서 괜찮다고만 말씀하시는 부모님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의용소방대, 한 번은 들어본 적 있는 단어지만 아직은 조금 낯이 설고 바쁘다는 이유로 다음을 말하는 당신이 지금 나서준다면 거제는 전국 최고의 사람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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