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거제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김준성 거제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강래선 인턴기자
김준성 거제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강래선 인턴기자

"30년간 공영방송 EBS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에 열정을 녹여 거제시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고급 예술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일 거제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으로 첫발을 내딘 김준성 관장의 취임 일성이다. 

부산에서 나고자라 서울서 대학을 다닌 김 관장은 우연히 가입한 기타 동아리에서 음악을 접하고 자신도 알지 못한 기타 연주, 무대 제작과 편곡 등 음악적 재능에 반해 뮤지션을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아마추어 음악애호가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방송국에 입사했다. 그는 음악프로그램 PD로 전국 공연장을 돌며 무용·연극·뮤지컬까지 다양한 무대를 기획하고 연출하는 등 32년을 무대 언저리에서 보냈다.

이런 전문인 삶을 살아온 그는 자신이 직접 공연장을 운영하면서 고급음악의 대중화와 대중음악의 고급화, 여기에 신인 예술가들이 스스로 기획하는 무대를 제공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김준성 거제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강래선 인턴기자
김준성 거제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강래선 인턴기자

하지만 이는 경제적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 포기했다. 그러던중 지난해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응모원서를 냈는데 운좋게 선정돼 정년퇴직 6개월을 남겨 놓고 사직서를 제출하고 거제로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다소 개인적인 욕심을 낼 법한 일도 있었지만 일을 맡겨준 거제시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다. 이제 4년은 거제시 문화예술 분야 발전에 도움이 되는가를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해 바닷가 여행지로 막연하게 알아 온 거제가 이렇게 비경이 많은 곳인지를 눈으로 보고 예술공연 전시 분야에 자신의 역할이 있다는 것에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석이 숨겨진 것 같은 거제에 제대로 된 문화예술의 색깔을 입혀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 문화도시로 만들어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준성 거제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강래선 인턴기자
김준성 거제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강래선 인턴기자

고급음악 대중화…대중음악 고급화

- 거제의 첫인상이 어떠했나요?
= 비릿하지 않은 냄새, 푸른 바다 다 좋았다. 한 가지 거제 관광 지도에 거제문화예술회관의 표기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한편으로는 묘한 자신감이 생겨났다. 즉 거제 관광지도에 표기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인지도가 낮다는 것인데, 이는 내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라 오히려 내심 기뻤다.

모든 생각과 행동을 재단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인가에 초점을 두고 예술경영인으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 국내·외 많은 공연장을 봤을 것인데 거제문화예술회관만의 장점은?
= 호주 오폐라 하우스를 능가하는 수려한 주변 경관과 펼쳐진 바다를 갖춘 보기 드문 매력적인 공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특장점을 최대한 살려 방송과 공연을 동시에 접해본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집약해 거제시민뿐만 아니라 전국 관광객이 방문할 수 있는 복합문화예술회관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먼저 거제시민의 정서를 잘 파악해 예술·공공·대중성을 균형있게 담을 수 있는 콘텐츠 제공을 통해 거제 즐겨찾기 명소로 만들어 보고 싶다.

-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인지라 혼자 다 할 수는 없다. 직원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관장의 역할은?
= 개인적으로 인생 후반기에 주어진 기회라 4년 임기 동안 문제의 해결사이자 봉사하는 일꾼이 되고자 한다. 일에서는 팀웍을 중요시한다. 같이 고민하고 발전을 위해 앞장서서 창구역할을 하고 필요하다면 방패막이도 자처할 생각이다. 

20년간 거제문화예술회관을 이끌어온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 과거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자료화시켜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일 할 맛 나는 일터 만들기에 집중할 생각이다. 

김준성 거제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강래선 인턴기자
김준성 거제문화예술회관 신임 관장. /강래선 인턴기자

- 당장 회관 리모델링 사업이 첫 작품이 될 것 같은데 방향은?
= 우선 무엇에 쓰이는 곳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공간 활용계획 확립이 중요하다고 본다. 공간에 채워야 할 콘텐츠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해 놓지 않으면 반복된 고민을 되풀이할 수 있다. 점검 기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최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곳의 벤치마킹과 자문을 거쳐 결정할 것이다. 

특히 거제문화예술회관은 복합 문화공간이라는 것에 유념해 특수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설계로 시민들뿐 아니라 거제를 찾는 관광객의 '즐겨찾기 핫플'을 만드는 것이 나의 비전이다.

- 끝으로 거제문화예술회관 발전을 위한 조언은?
= 신임 관장으로 짧은 기간 동안 진단해보고 크게 느낀 것은 문화예술재단의 인력과 예산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것이다. 조심스러운 부분이라 이런 말을 지금 해도 될까 고민도 되지만 되돌이표를 찍지 않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거제문화예술재단은 매우 빈약한 재원 구조다. 현재는 공연장을 겨우 운영할 수 있는 최소인원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 분야의 일을 잘할 수 있는 인적 구성은 조직 발전의 에너지이다. 

기본 인력 부족은 결정적인 결함 요소이기에 분야별 전문적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본다. 각종 무대공연 뿐만 아니라 전시 등 다양한 예술 장르중 거제하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독보적인 것을 임기 내 현실화시키겠다. 

이를 통해 미래 발전을 위한 수익성 모델로 연계시켜 재단의 10년 뒤 청사진을 제시해 나가는 것이 나의 의무이고 과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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