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백기, 개혁파 의원들 시민위해 최선 다하는 모습 다짐

의회결석, 부족한 자료숙지, 이권청탁, 권위주의 등 구태 추방

거제시의회가 시민 여론에 백기를 들었다.

55일째 공전을 거듭하던 거제시의회는 26일 오후 정상화에 합의하고 오는 9월1일부터 8일간 속개 예정인 제120회 거제시의회 임시회를 무리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거제경실련을 비롯, 거제YMCA 거제YWCA 거제농민회 민주노총거제지회 참교육학부모회 바선모거제지회 거제여성회 등 거제시민단체연대(공동대표 지영배, 김숙정)는 거제시의회 앞 광장에서 거제시의회 의원들을 규탄하는 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을 무시하고 자리싸움만 하는 거제시의회 의원들은 모두 사퇴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특이 이 성명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감투싸움이나 하는 의회에 시민의 혈세를 지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므로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따라 의회 공전기간 동안 지급된 의정비는 당연히 반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난제들 산적, 의회정상화 화급(火急)

지난 7월4일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둘러싸고 불거진 거제시의회의 파행이 26일 현재, 55일째를 맞자 일부 뜻있는 시민들을 비롯한 시민단체연대는 시민들의 생활 정치와 행정을 책임져야 할 의원들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와 감투싸움에 몰두, 2개월이 다 되도록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지방의회가 파행으로 치달아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민단체연대는 이번 사태로 인해 각종 조례안이나 도시계획변경, 개발사업 등에 대한 승인절차 등이 올 스톱 되면서 사업추진 주체들의 시간적·금전적 손실이 엄청난 규모로 발생하고 미래의 비젼에 대해서는 꿈도 못 꿀 형편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들은 이런 사유들이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인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정치’가 ‘시의원의, 시의원에 의한, 시의원을 위한 의회’가 될 수밖에 없는 연유라고 지적하고 의회가 주민들의 아픔과 슬픔, 어려움을 헤아리는 기관이라기보다는 각개 의원들의 정치적 이해, 개인적 편익에 따라 움직이는 기관으로 전락해 지방의회 무용론마저 대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거제의회의 파행 이유

거제시의회는 지난 7월4일 제5대 거제시의회 하반기 의장단 및 각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 의장에는 옥기재 전반기 의장을, 부의장에는 김두환 의원(아주·능포·장승포·마전동)을 선출하는 한편 총무사회위원장은 이태재 의원(전 신현읍)을, 의회운영위원장은 임수환 의원(사등·둔덕·거제·동부·남부면)을, 산업건설위원장은 강연기 의원(사등·둔덕·거제·동부·남부면)을 각각 선출했었다.

그러나 진보신당 소속 이행규(전반기 부의장), 한기수 두 의원과 민주노동당 소속 박명옥 의원 등 야당의원 3명이 당초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또 이와 관련 강연기 김정자 옥진표 이상문 의원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 4명도 등원을 거부, 지난 7월7일 오후 2시에 속개예정이었던 거제시의회 본회의는 정족수 미달로 5분 만에 산회하는 등 본격적인 의회파행이 시작됐다.   

특히 이 같은 사태는 거제시의회 전체의원 13명을 보수파 6명(김두환 김창성 옥기재 유수상 이태재 임수환), 개혁파 7명(강연기 김정자 박명옥 옥진표 이상문 이행규 한기수)으로 분산, 의회 의원간담회 조차 번번히 무산되는 등 양 진영이 대립각을 세워왔다.

개혁파 7인 의원들의 다짐

거제시의회 7명의 개혁파 의원들은 27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 ‘거제시의회를 완전 정상화 하고 의정활동에 전념 하겠다’고 밝혔다.

이 성명서는 거제시의회의 파행으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전제하고 ‘우리 7인 의원은 아무 조건 없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의회를 완전 정상화 하기로 결정했다’고 기술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민원의 현장을 한 번 더 찾아가는 정성으로 시민들의 아프고 쓰린 곳을 어루만지는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잦은 의회 결석, 부족한 자료 숙지, 이권청탁, 권위주의 등의 구태를 거제시의회에서 추방하고 시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의회를 만드는데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7월4일부터 55일간 파행을 거듭하던 의회는 지난 26일을 기점으로 막을 내린 셈이다.

27일 오후 현재 거제시의회의 파행사태는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겉으로는 평온을 되찾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보수파와 개혁파의 갈등은 쉽사리 봉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그간 파인 골이 너무 깊고 또한 갈등의 강을 서로간 너무 멀리 건넜다는 분석들이다.

이에 따라 제5대 거제시의회 하반기 의장단 및 전체 의원들은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수습할지, 상처받은 거제시 의회를 얼마만큼 빠른 시간에 정상궤도에 올릴지, 또 한 없이 추락한 지방의회의 신뢰를 얼마만큼 회복할지 등이 숙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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