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입주작가 7명…개인 작업실 전락 우려
운영 초부터 목적과 다른 운영, 새로운 변화 모색 필요

거제문화예술창작촌이 운영 10년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운영방식 등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거제문화예술창착존. /최대윤 기자
거제문화예술창작촌이 운영 10년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운영방식 등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은 거제문화예술창착존. /최대윤 기자

거제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설립된 거제문화예술창작촌(이하 창작촌)이 운영 10년째를 맞고 있다. 그러나 창작촌은 시행 초기부터 설립목적에 맞지 않게 운영된 데다 지역문화 예술에 미친 영향도 미진하다는 평가여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2012년 문을 열어 이듬해인 2013년부터 입주작가가 상주한 창작촌은 지난 2010년께 거제예총에서 제안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다양한 지역예술인들의 창작 활동 지원, 지역민이 참여하는 전시공간·공연·체험 등을 위한 공간으로 모두 3억원의 예산으로 폐교를 리모델링해 창작실·작품전시실·사무실·주거공간 등을 제공하고 공공요금·창작활동 경비는 입주자가 부담하는 시스템이다. 

창작촌은 2012년 권민호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추진 당시에도 거제지역 다수 예술인과 시민의 소통으로 거제지역 문화예술 인력자산 확보와 지역문화 예술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첫 입주 작가를 선정한 지난 2012년부터 창작촌은 원래 계획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창작촌의 위치상 시민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곳에 지어진데다 입주자로 선정된 3명의 작가 모두 거제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으로 선정돼 문화예술 인력자산 확보와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창작촌 입주자 선정을 두고 일각에선 일부 예술인들의 개인 작업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하지만 거제지역 작가지만 입주 선정자 모두 전국수준의 높은 실력을 갖추고 있어 지역예술인·지역민들과의 소통을 위한 창작 활동이 기대되며, 창작촌의 입주기간도 1년이어서 큰 논란 없이 운영됐다. 

창작촌 입주자들은 매월 일정기간 창작촌 거주·작품활동 및 전시회·지역 예술프로그램 및 예술 활동 등을 의무적 이행해야 했다. 

입주기간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은 1년, 2017년부터 최근까지 6년은 2년 후 재선정 과정을 거쳐 입주할 수 있었는데 지난 2020년부터는 재선정 과정을 거치더라도 최대 4년까지 입주기간을 제한했다. 

지난 10년 동안 창작촌에 입주한 작가는 모두 7명이다. 작품활동 대부분 창작촌을 활용이 아닌 외부 공간에서 각종 강의를 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예술 분야도 최근에는 문학과 서양화에만 국한돼 다양한 지역예술인들의 창작 활동 지원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는 거제시가 창작촌을 만들어 놓고 운영과 홍보에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거제시가 창작촌에 매년 지원하는 예산은 유지보수비 1700만원 정도가 고작이다. 

작가들의 작품전이나 활동에 대한 홍보도 미흡해 지난 2015년에는 몇 차례 모집에도 불구하고 수개월째 상주작가를 모집하지 못했던 사례도 있었다. 

거제지역 한 예술인은 "처음부터 전형적인 전시행정을 위해 거제문화예술창작촌이 설치·운영되다 보니 입주 작가와 주민들의 소통은 뒷전이고 홍보나 지원도 미흡해 원래 설치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면서 "지금이라도 창작촌의 운영방식을 대대적으로 개선해 원래 취지에 맞게 거제지역 문화예술의 발전 도모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거제문화예술창작촌의 발전을 위해 앞서 입주했던 작가님들에게 의견을 수렴하는 등 창작촌이 지금보다 더 나은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2일 열린 거제문화예술창작촌 입주자 선정위원회는 내년부터 창작촌에 입주할 작가 3명을 선정했으며, 창작촌 첫 입주부터 자리를 지켜온 윤일광 시인은 입주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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