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영 시인
김무영 시인

동남권역 신공항인 가덕신공항 기본계획이 다음달 추진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사전 타당성 조사는 사전 검토 절차였던 반면, 기본계획은 실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기초조사와 공항개발 방향·도로·철도 건설 등 광범위한 분야를 망라한다.

공항 건설 방법에는 매립식과 부유식이 있다. 매립식으로 하면 9년 8개월이나 걸리지만 부유식은 5년으로 공사 기간이 대폭 줄어든다.

공사 기간이 단축되는 부유식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유치 목표인 부산엑스포가 2030년에 열려 엑스포 유치전에 나선 정부는 공항을 유치하는데 큰 이슈로 등장함은 물론, 수십조 경제 유발 효과를 거양하는 엑스포를 성공리에 치를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공항 건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항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엑스포 이전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신념으로 추진하겠다는 국회에서의 답변 등 공항 건설이 앞당겨지는 분위기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에 맞춰 경남도는 이미 'Air city' 추진용역에 착수했으며, 여기에 경남도 2억원과 거제·창원·김해시 각 1억원씩 등의 용역비로 총 5억원이 공동 투자됐다. 용역 예산은 창원·김해시와 같은 금액이지만 거제는 두 도시에 비해 초라하다.

이들 지역에는 글로벌 복합물류가공단지·스마트로지스밸리·동남권 유통물류산업단지·스마트 물류복합연구단지·RE연계 콜드체인단지 등 굵직한 사업들이 추진된다. 반면 거제는 장목권역 일부에 추진될 뿐이다.

지난 대선기간 윤석열 대통령은 거제유세에서 거제의 자연조건에 어울리는 세계적 해양관광 휴양도시를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천명한 바 있다. 섬의 특이성을 다 갖고 있지만 거대 도시지역들과 바로 연결돼 섬 같지 않은 거제야말로 해양휴양도시 건설의 적지다.

이런 이점을 살려 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이전에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바다와 해안 등 지역 특성을 살려 세계인이 찾는 힐링 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 유럽 등 일부 휴양지에서 보듯 세계 유수의 기업들의 사무실이나 본부를 유치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해야 한다. 거제는 동서남북으로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해안은 물론 섬 지역과 근해, 상록활엽수림을 비롯한 산림자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이 모두 힐링 공간이다.

신공항 건설과 걸맞은 계획들이 거제의 새로운 모습들이며 연간 천만 관광객이 달성될 수 있는 길이다. 아울러 거제가 종점인 고속철도도 신공항까지 앞당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경부선과 국토 U자형 고속 교통망을 가속화 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다.

여태까지 거제는 조선산업 호황으로 급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도로를 비롯, 사회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출 수 없었다. 도로가 먼저 계획되기 전에 아파트 등 건설을 위한 지구 지정으로 도로망이 연결되지 않거나 우회해 지금에 와서 불편을 겪고 있다.

이것은 거제에 주거하고 있는 시민들의 불편으로 다가왔고, 주거단지 건설에 따라 학교·병원 시장 등이 미비돼 도시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지역이 돼 버렸다.

생활여건이 미미한 이런 현상들은 시민의 불편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인력난에 허덕이는 조선업계들에까지 어려움을 겪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사회간접 시설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지역에서의 삶은 불편 그 자체일 것이다. 물가는 비싸고 다양하지도 않으며, 교육이나 상업시설도 미미해 대도시로 가야 해결된다면 굳이 거제에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런 일들은 어설피 예측하여 준비되지 않은 오류에서 발생된 현상이다. 신공항이라는 더없는 기회를 조금이라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말도 있듯이 거제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천연의 입지 조건이 갖춰져 있으면서도 이를 개발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고, 어떻게 바라볼까. 신공항이 완공되기 전 세계인들의 마음에 자리할 일들이 추진될 수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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