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율 (거제 농부)
신동율 (거제 농부)

성하의 계절, 녹음이 우거진 산과 들판을 보다 예전의 경험이 뇌리를 스친다. 거제를 사랑하던 분께서 '거제는 축복받은 땅'이라고 한 말씀을 되뇌다 이곳을 널리 알려 많은 내방객이 천혜의 자연경관을 벗 삼아 일상의 피로를 풀고, 가족간 친화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생각한 적이 있다.

결론은 제법 오랜 세월이 흘러 많은 이의 선망이 된 캠핑이다. 거제신문도 기획취재로 캠핑의 필요성과 문제점, 개선 방향 등을 제시하는 글을 연재해 지역에 접목하는 방안을 찾는 노력을 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행을 즐기면서도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 유지가 가능한 차박과 캠핑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당연하고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캠핑(오토캠핑·글램핑·자동차야영 등)은 일정의 장소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거제는 타지역과 달리 하천부지나 해변 공유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캠핑공간이 부족한 상태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곳이 산지다. 거제는 남북(남부면~장목면)으로 펼쳐진 지형이다. 동쪽은 일출, 서쪽은 일몰의 황홀한 경관을 선보일 수 있는 특색 있는 산지로 이뤄진 곳이 많다.

임도사업으로 잘 조성된 산림도로와 별다른 소득 없이 방치된 산림을 활용해 레저시설을 조성해 머무는 관광의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

거제지역에 적합한 캠핑장 시설 조성은 BTL(임대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이나 유사한 방법이 안성맞춤이다. 이 방법은 산주는 임야를 제공하고, 거제시 또는 공공기관은 공사를 진행한 후 산주와 수입을 나누는 형식이다. 이러한 시설 조성은 나름의 환경 훼손 등이 수반될 우려가 있지만, 좋은 수목은 최대한 존치하는 방법으로 산림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기회가 있어 들러보았던 월악산 A캠핑장은 이러한 방식으로 조성된 캠핑장 중 우수사례로 손꼽힌다. 존치된 수목은 더 큰 수목으로 자라 숲이 됐고, 숲속에 캠핑장이 조성된 것이다. 높은 곳에서 바라본 A캠핑장은 숲에 가려 일반 산지와 같아 보였다.

거제도 이 같은 캠핑장을 가졌으면 좋겠다.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동쪽지역 5개소(개소당 100팀용) 정도, 석양이 아름다운 서쪽 지역 5개소 정도였으면 한다. 물과 전기를 끌어오고 일정한 관리소도 필요할 것이다.

캠핑장 입구에는 지역 농수산물과 특산품을 팔 수 있는 판매소를 설치해 지역민과 상생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캠핑장이 설치된 지역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각종 특산물을 야영객들에게 판매할 수 있다면 지역 경기 향상 및 주민 소득 증대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거제 일부 지역에서 운영되는 캠핑장은 늘어나는 캠핑족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렇다 보니 허가되지 않는 장소나 자연에서의 캠핑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이 즐기고 간 자리에는 각종 불법의 흔적들이 널브러져 있기도 하다.

이를 통제할 방법은 현재 불법으로 행해지고 있는 캠핑문화의 양성화이며, 해결방법은 캠핑객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의 확보로 환경을 보호하면서 휴양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캠핑장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거제시를 알리고 휴양과 관광기반을 확충하는 등 지역경제와 직결되는 사업은 비록 수백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야 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규모 개발과 시설이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산림을 활용한 지역 관광자원을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이다.

큰 보탬은 아닐지라도 거제시와 시민에게 도움이 될 일이라면 꾸준히 한가지씩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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