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식 전 거제시의회 의장
반대식 전 거제시의회 의장

거제의 대표적 언론인 거제신문의 창간 33주년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필자가 1993년 거제신문 편집국장으로 재직할 때는 거제가 장승포시와 거제군으로 나누어져 서로 알력이 많았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의 좋은 기회들을 활용해 거제도의 큰 그림을 그려낼 수가 있었는데 두 지자체의 다툼과 시기 때문에 그만 황금시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당시 삼성문화관에서 장승포와 거제군이 통합발전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관광발전이 거제도를 부흥시킬 수 있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했지만 내용적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때 지역언론이 콘텐츠 있는 보도와 토론의 무대를 이끌었다면 지금의 거제도와는 도로망이나 도시계획 등이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이후 거제신문과 기성신문의 경영난으로 통합의 길을 걷게 됐고, 통합추진위가 구성되면서 통합 거제신문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거제신문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탄생한 명망있는 지역언론입니다. 33년간 크고 작은 지역 이슈들을 주도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거제신문을 지켜온 언론인 모두에게 감사와 경의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봉과 비난의 시련에도 어려운 시기는 급여까지 반납하며 오직 지역사랑의 자부심으로 헌신해온 이들이 있었기에 자랑스런 전국 제일의 지역언론으로 성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거제신문과 기성신문이 통합해 오늘의 거제신문이 있기까지 지역언론을 키워온 대표님들과 탄탄한 경영으로 현재의 거제 대표 언론사로 변모시킨 K대표님께 감사를 드리며 더욱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지역언론도 거듭나야 할 때입니다. 바야흐르 SNS와 유튜브 등 개인 언론시대가 열렸습니다. 이러한 환경에 거제신문의 앞날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콘텐츠로 차별화시켜 나갈 것인지? 실력향상과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견제라는 한 축이 무너지면서 행정과 의회는 균형을 잃게 될 것이며 씽크탱크가 전무한 시정방향은 더 황폐해질 것입니다.

2000년 역사의 줄기마다 위난을 극복해온 거제인에게 지금은 최고의 기운이 동편하늘에서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24만명의 중소도시이면서 전국 8도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고장은 경남에서 창원·김해 다음으로 갈등과 싸움이 많은 도시입니다.

게다가 민주노총·전교조·경실련·환경연합 등의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진 단체들이 그들의 목적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는 지역입니다. 크고 작은 문제들을 가감없이 보도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며 필요한 담론을 형성해 나가야 하는데, 그 역할들은 지역언론만이 할 수가 있습니다. 때문에 시민들은 우리의 앞날을 위해 건전한 지역언론을 키워야 합니다.

행정 또한 과도한 대외적 홍보비를 대폭 축소시키고 우리와 호흡하며 살아가야 하는 지역언론에 지원을 아주 크게 늘려야 하는 시점입니다.

우리의 앞마당이 되어서 거제도의 부흥을 좌우할 수 있는 가덕도신공항, 1000만 관광시대를 열어줄 남부내륙철도, 100년 먹거리의 사곡만 국가산단, 100만평 규모의 남부 복합관광단지, 한일해저 터널 등의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안에 대해 내부적 합의를 도출하고 방향제시를 누군가 해야됩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시 행정과 최근 자리다툼으로 원구성을 20일간 하지 못해 시민을 실망시킨 시의회에 전부를 맡길 수 없습니다.

거제신문과 지역언론이 주도해 거제발전 씽크탱크를 태동시켜 제2의 도약을 위한 역할을 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론의 보도방향은 중립적 위치를 제대로 지켜내며 지역현안 문제에 침묵하지 않고 직필정론을 실천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나아가 옳고 그름의 분명한 논조로 지역사회를 밝혀내고 교만하고 잘못된 권력행사를 제대로 견제하며, 사실보도를 통해 새로운 거제의 내일을 써 나가는 거제신문이 되도록 시민들은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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