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영 시인
김무영 시인

거제지역은 온난해양성 기후의 특성으로 동한기에도 영하 5도 이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다. 특히 하절기는 30도를 넘는 날이 적고 열대야도 잘 발생하지 않아 천연의 피서지다. 천리가 넘는 해안 곳곳이 다 피서지인 셈이다. 경관 또한 빼어나 더위를 식히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산은 또 어떠한가. 거제 동남부 일원은 상록활엽수림 국내 최대 보고지고, 강수량도 풍부해 숲이 울창해 해안뿐만 아니라 산림에서의 피서도 빼어난 지역이다. 곳곳에 500고지에 달하는 산에서 시작되는 계곡이 곳곳에 분포돼 거제 어느 한 곳도 쉼터가 아닌 곳이 없다.

섬의 특수성으로 백사장은 아기자기하게 이뤄졌어도 맑고 깨끗한 바다와 특히, 해수면의 기온이 상온에 가까워 심장마비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다. 자갈로 이뤄진 해수욕장도 잘 발달돼 있다.

이처럼 거제지역은 발길 닿는 곳이 쉼터고 공원이다. 지리적 여건이며 교통망도 확충돼 광역시와 바로 연결되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조건을 다 가졌음에도 거제를 다녀간 관광객들은 한결 같이 아쉽고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 첫째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관광시설이 그렇고 다양한 상품을 파는 시장도 그렇다는 것이다. 그래서 숙박·먹거리들이 다양하지 않고 비싸다는 불만이다. 다음으로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물론 경상도 말투의 이미지가 그렇다고 해도 그 도를 넘는다는 것.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불쾌지수가 높아 짜증나기 쉬운 하절기에는 친절이 더 요구되는 시기다. 이밖에도 여러 불만이 나오지만 대부분이 위의 사유에서 발생되는 내용들이다.

천연의 조건을 두루 갖춘 거제지역에 더 많은 관광객이 만족스럽게 힐링하고 다시 찾고 싶은 거제가 돼야 한다. 물가를 낮추는 것은 관광의 최우선 과제다. 식품에서부터 건축자재·숙박비로 이어지는 물가는 유통단계를 줄여 소비자에게 바로 대량으로 전달하는 체계가 돼야 한다. 도매시장을 비롯, 대형시장이 조성돼야 한다. 또 바다를 접하고도 수산시장이 변변찮다는 것이다. 다양한 수산물을 값싸게 맛볼 수 있는 수산시장도 아쉽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다를 살리는 일이다. 미국 FDA에서 청정해역 1호로 거제만을 지정해 이곳에서 나는 굴이 별다른 검열 없이 다음날 뉴욕시장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청정해역 덕분이다. 거제연안 해역 전체를 거제인들은 생명과도 같이 여겨, 가꿔나가야 한다.

바다가 보이는 해안 곳곳은 특별히 관리지역으로 보호하고, 경치가 빼어난 곳이나 해수욕장은 나무를 심고, 예술품을 만들고, 조금의 자투리 공간도 주차 등 유휴공간으로 확보해야 한다.

거제인 누구나 할 것 없이 그런 인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공무원들은 주변 경관을 훼손하는 어떠한 경우도 개발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모든 도로의 굴곡이나 버스 교행이 어려운 곳, 위험요소가 있는 곳은 말끔히 정비하고 그곳에는 자연 그대로의 이미지가 되도록 해야 한다.

곳곳에 스며있는 이야기를 체계화 해야 한다. 국내 최대의 유배지인 거제는 곳곳이 그들의 발자취였고 이야기가 묻어있다. 이들의 이야기와 역사적이 사실·지리적 특성·식물들 분포도·다양한 난대림과 해초류·어류들의 생태를 설명해주는 전문 관광해설사 양성이 필요하다. 스쳐 가는 곳이 아니라 머무르고 싶은,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가 돼야 한다.

현해탄에서, 태평양에서 거제로 들어오는 상선들을 본다. 쉴 새 없이 거제로 오고 있다. 이 커다란 기운이 다 거제로 향하고 있다. 참 아름답고 멋진 곳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곳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해수욕장에 맞물려 건축허가를 내주는가 하면, 연안 양식장에서 죽은 고기와 그물·생활오수까지 바다에 쏟고 있다.

'다 받아준다고 해서 바다'라 했지만 바다가 앓고 있다. 영롱하리만큼 아름답다는 보라카이며, 와이키키해변에서 몸을 담그는 꿈을 꾼다. 참 행복하다. 세계인들도 머지않아 거제바다에서 아름답고 행복한 꿈을 꾸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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