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는 천만관광 도시를 꿈꾸고 있다. 모노레일·케이블카·정글돔을 만든 것도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시설이다. 천혜의 자연경관은 덤으로 하고, 스토리가 있는 '거제관광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제주가 부럽지 않는 관광지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굴뚝 없는 산업이라는 관광산업은 후기 자본주의경제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이다. 이에 따라 관광지는 주민의 삶의 질보다는 돈을 쓰러 오는 관광객의 편의와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재배치하게 된다. 주민들조차 이제는 자기 마을을 전통과 문화보다는 관광객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여행이 아닌 관광의 맹점은 한 번 보고나면 낡은 호기심이 되기 때문에 핫플레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개발해야 하고, 공공예산이 투입돼 도로·편의시설 등의 관광 인프라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관광이 지역경제의 활성화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지역주민의 시선으로 보면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이런 양면성은 관광객의 수가 어느 정도 규모까지는 괜찮지만 물리적인 수용의 한계에 이르면 관광객과 주민 사이에는 긴장관계가 발생한다.

관광객이야 왔다가 떠나면 그만이지만, 주민은 교통불편·생활환경 파괴·물가상승·안전과 범죄의 문제·소음·소란·집값상승·쓰레기 증가·주차문제·무질서한 행동·자연환경 파괴 등을 안아야하는 불만이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이탈리아 베네치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유럽의 유명 관광도시들에서는 관광객에 대한 거부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거제도 보다 관광객이 몇 배나 많은 제주도도 이제 오버투어리즘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곧 지방선거가 있다. 모든 후보자들의 공약 중 하나는 '관광거제'다. 25만 도시에 40배가 넘는 천만명이 득실거리는 거제의 미래에 대한 대책도 동시에 내놓아야 한다. 관광객이 많아지면 잘사는 도시는 될지 몰라도 행복한 도시가 되는 건 아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