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태 편집국장
백승태 편집국장

연말이면 매년 송년회와 해넘이로 떠들썩했던 거제였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흘러갔다.

매년 해오던 새해 전야 장승포 불꽃축제와 새해 해맞이 행사도 취소됐다. 신년 해맞이를 보러 계룡산에도 오르지 못하고, 보신각 타종 행사도 2년 연속 온라인으로 봐야 했다. 갈 듯 말 듯 하다 다시 창궐해 악귀처럼 엉겨 붙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이다.

매일 뜨고 지는 똑같은 해인데도 왜 전 세계인들이 추운 겨울 날씨에 어깨를 움츠리며 새벽같이, 또는 밤늦게까지 해맞이와 해넘이에 기를 쓰고 달려들었을까.

별반 다르지 않은 해이지만 해넘이를 통해 어렵고 힘들었던 구태를 훌훌 털어버리고, 해맞이로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다지는 간절하고 공통된 소망이 있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3년째 계속되며 일상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19. 1년전 새해는 백신 도래와 함께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벗어 던지겠구나'란 기대로 힘차게 출발했다.

하지만 우울한 코로나의 짙은 장막이 걷히지도 않은 채 신축년도 저물어 갔다. '코로나 불안의 일상화', '양극화 현상'의 심화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서로의 따뜻한 부대낌의 틈도 벌어지게 했다.

특히 올 한해는 대선 정국과 전국 동시지방선거로 이합집산과 분열, 비난과 갈등이 더욱 심화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앞선다. 그러나 임인년 흑호의 해, 새해 새롭게 뜬 해를 조용히 맞으며 다시 희망을 품고 소망을 가슴에 새긴다. 우울한 비관의 시대가 계속 이어질지, 새로운 낙관의 시대를 일궈갈 수 있을지 예측조차 어렵지만 흑호의 용맹으로 닥친 난관들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란 용기와 희망으로 새해를 맞는다.

그리고 외치며 노래한다. 청록파 박두진 시인의 '해'를.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새해 새아침을 활짝 열고 긍정적인 자세와 열정적인 사고로 어둠의 부정적 힘을 당당하게 이겨내고 솟아오르는 '해'처럼.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우리 모두 '희망의 나래'를 펼치자.

새해 첫날을 하루 앞둔 2021년 12월31일 오후 2시, 거제에서도 희망의 해가 솟았다. 거제동서간연결도로 개통식이 바로 그것이다. 계룡산 지하로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터널이 생긴 것이다.

이 도로 개통으로 상문동에서 거제면까지 기존 30분에서 5분 내외로 차량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거제 도심지와 서·남부지역의 접근성 개선뿐만 아니라 거가대교를 통한 거제~부산 생활권, 외부 관광객 유치 등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거제인이 아니라면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여길진 모르지만, 이 도로 개통은 반세기에 걸친 거제시민들의 간절한 숙원이었기에 이 도로는 희망의 해나 다름없고, 개통식이 열린 이날은 기록으로 남겨질 역사적인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통식이 끝난 후 차를 타고 새로 개통된 터널을 지나면서 이 길이 낙후됐던 서남부권이 번영의 길로 이어지는 희망의 길이 되길 염원했다. 또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화합과 소통의 길이 되길 소망했다.

그리고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시비를 집중 투입한 거제시와 수십년 동안 개통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도 전한다.

그러면서 다소 아쉽지만 2차선 터널 2개소 중 우선 터널 1개소만이라도 굴착·개통한 것을 축하하며, 나머지 터널 1개소도 하루 빨리 개통되기를 기대한다. 이 도로가 국도로 승격된 만큼 임오년 새해에는 나머지 터널 1개소 개설을 위해 시비가 아니라 국·도비를 확보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길 또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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