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금메달…거제공고 오수현 학생

"긴장감도 잠시, 시운전 단계 즈음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대전광역시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시상대 위에 거제공업고등학교 학생 두 명이 당당히 올라섰다.

전국 시·도 대표 선수 1800여 명이 53개 직종에 참가해 실력을 겨루는 치열한 경쟁속에 쾌거를 이룬 주인공은 거제공고 오수현 학생(금메달)과 김경록 학생(동메달)이다.

더구나 두 학생의 호성적은 코로나19로 인해 부족한 연습시간에도 불구하고 얻은 성적인데다 거제공고 역사상 첫 전국기능경기대회 메달이라는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15일 거제공업고등학교에서 제56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냉동기술직종 금메달 영광의 주인공 오수현 학생을 만났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시작이라 좀더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오수현 학생이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는 거제공고 전공심화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것은 1학년을 마칠 때쯤으로 이번 대회 참가자 중에선 경력이나 연습시간이 가장 짧은 편에 속한다.

대회에 출전하는 학생 대부분이 기능경기대회를 준비를 위해 1학년 때부터 2년 6개월 정도 꾸준히 연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과 후 시간은 물론 주말(부모동의에 따라 하루만 가능)까지 반납해가며 연습에 매진했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가족들이 있는 통영으로 가고 싶었지만, 오수현 학생은 휴식보다는 연습을 선택했다.

늦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2020 경남지방기능경기대회 냉동기술직종에서 우수상, 2021전국동아리경연대회와 2021 경상남도 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열린 대회는 이번 대회를 위한 배경 및 연습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작업 환경이나 심사위원들의 시선·대회규모에 다소 긴장했지만, 배관작업-전기작업-시운전-고장수리 등 4단계(과제) 과제를 차근차근 풀어나갔다.

그리고 4단계 중 후반부에 해당하는 시운전 과정에 도달했을 때쯤에는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금메달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단다.

오수현 학생은 1등이라는 좋은 성적보다는 성실하게 연마한 기량을 대회 당일 후회없이 발휘할 수 있었던데다 그동안이 흘린 땀방울이 배신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 좋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 참가한 두 학생 모두 전국대회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는 배근식 지도교사의 공도 적잖다.

학생들에게 대회경험을 쌓도록 대회참여를 늘린 것과 대회환경(시간·과제 설정·채점 등)에 맞춰 반복 연습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배근식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흘린 땀방울의 결과겠지만 힘든 연습을 참아온 제자들이 대견하고 존경스럽다"면서 "바람이 있다면 오수현 학생이 성실히 실력을 쌓아 2024년 프랑스 세계대회에 나가 유일하게 받지 못한 대통령상을 받았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공고 배근식 지도교사(사진 왼쪽)와 오수현 학생.
거제공고 배근식 지도교사(사진 왼쪽)와 오수현 학생.

"기술직종 편견 깨고,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길을 걷고 싶습니다"

이번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는 상금과 함께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라 산업기사 실기시험 면제 등의 특전이 부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수현 학생은 이번 대회에서 부상으로 받은 상금을 가족과 함께 고민한 결과 적금을 넣거나 운전면허증을 따면 자동차 구입비로 사용할 계획이란다.

또 금·은메달 수상자는 오는 2024년 프랑스 리옹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로서의 출전 기회도 주어지는데 오수현 학생은 프랑스 대회에 참가해 에펠탑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전국대회 금메달은 거제공고의 역사뿐 아니라 거제지역의 역사에 남을 성적이지만, 가족들에게도 큰 선물이 됐다. 오수현 학생의 가족들은 '우리 아들의 이번 금메달은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할 정도란다.

하지만 앞으로 오수현 학생이 걸어야 할 길은 만만찮다. 이미 삼성중공업 입사 예정인 오수현 학생은 우선 10월 중 현장학습을 위해 20여일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1년간 기술연수원에서 내년 국가대표 평가전을 준비해야 한다. 더구나오수현 학생이 취업 예정인 삼성중공업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세계대회 냉동기술직종을 지도하고 있는 회사여서 실력은 더욱 성장하겠지만 지금보다 더 혹독한 훈련이 이어질 전망이다.

오수현 학생은 "특성화 또는 기술직 고등학교의 평가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기술을 연마해 후배들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거제 1등이 세계 1등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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