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서 타지역 맨홀·배수구 뚜껑 무더기 발견
개당 10~20만원, 재고 처리 및 재활용 사용 빈번

거제지역 일부 도심에서 함안군·부산시 등의 타지역 마크가 찍힌 맨홀·배수구 뚜껑이 발견되고 있어 시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은 고현동에 함안군 배수구 뚜껑과 거제 몽돌이몽순이 오수뚜껑이 나란히 설치돼 있는 모습.
거제지역 일부 도심에서 함안군·부산시 등의 타지역 마크가 찍힌 맨홀·배수구 뚜껑이 발견되고 있어 시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은 고현동에 함안군 배수구 뚜껑과 거제 몽돌이몽순이 오수뚜껑이 나란히 설치돼 있는 모습.

경남 거제지역 도심에서 타지역 상징마크가 찍힌 맨홀 뚜껑이 발견되고 있어 시정이 요구된다.

특히 고현 일부지역은 아예 4~5블록에 걸쳐 타 지자체를 상징하는 마크가 찍힌 맨홀·배수구 뚜껑이 설치돼 있어 도시 이미지 제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제보에 따르면 한전 거제지사로 변경에서 거제중앙주차장 일대 도로변에 타지역 맨홀·배수구 뚜껑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 제보를 받고 살펴본 현장에는 함안군 마크가 찍힌 배수구 뚜껑 60여곳, 부산시 마크가 찍힌 맨홀 뚜껑 20여곳이 확인됐다. 시설물의 표면 등을 고려할 때 설치시기는 최소 10년은 넘어 보였다. 

특히 이 지역은 지역 상징물보다는 타지역 상징물로 가득해 배수구나 맨홀 뚜껑만 보면 함안이나 부산지역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제보자에 따르면 타 지자체 맨홀·배수구 뚜껑이 거제지역에서 발견되는 이유는 공사를 맡은 업체가 공사원가 절감을 위해 기존에 보관하고 있었거나, 이전 공사에서 남은 자재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맨홀·배수구 뚜껑은 차량이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에 설치하기 때문에 내구성이 높아야 하고, 비나 눈 등에 부식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로 주철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사이즈나 두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개당 최소 10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수도관·하수관·전선 등을 관리하기 위해 설치한 맨홀·배수구 뚜껑이 최근에는 지자체의 도시 이미지 제고 및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거제의 경우 시가 발주한 공사 구간에 지역의 상징마크인 몽돌이몽순이 캐릭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인근 통영의 경우 도시미관을 살리고 지역특징을 살리기 위해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그려진 맨홀 뚜껑을 사용하고 있다. 

시 관련 부서는 "발주를 받은 공사업체가 공사원가 절감 및 남는 자재를 소진하기 위해 소량 공사의 경우 저렴한 가격이나 무료로 설치한 경우는 있지만, 대량으로 설치된 사례는 없었다"며 "현장 확인 후 대책 마련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시민 A씨는 "바닥에 설치된 맨홀·배수구 뚜껑 하나 바꾼다고 거제시의 이미지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고,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도 결국 시민의 혈세니 그대로 놔두자는 사람도 있다"며 "하지만 거제의 중심 도시 한복판에 타지역 상징물을 새겨놓은 시설물이 무더기로 설치됐다는 건 도시미관은 물론 거제시를 찾는 방문객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예산을 들여서라도 교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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